고객이 '감동'할때까지…'감성'으로 다가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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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BIZ School - 제4회 KED CON 지상중계“서비스 마케팅은 대기업이나 하는 것이고, 중소기업은 영업하는 것이라는 시각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문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개최한 제4회 KED CON에서 ‘2012 비즈니스 성공, 서비스가 열쇠다’라는 주제의 강연을 이 같은 말로 시작했다. 다음은 강연 내용이다.
비즈니스, 서비스가 답이다
# 마케팅, 서비스를 만나다소규모 사업에서의 영업도 마케팅의 일부이고, 고객을 상대하는 기업은 모두 마케팅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마케팅을 영업에 대한 중장기 계획으로 보면 쉽습니다. 개인 고객이건 회사건 그들의 욕구와 성향을 미리 파악하고 중장기 계획을 세워야 물건을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마케팅은 기업의 규모와 상관없이 세워야 하는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경제발전에 따라 산업 규모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율이 65% 이상에 달합니다. 요즘은 기술이 발전해 웬만큼 잘해서는 제품 차별화가 힘들어졌기 때문에 제품 외적인 서비스가 제품 차별화의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되었고, 서비스 경쟁력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능력이 되었습니다.
# 마케팅 성공 기업의 공통점마케팅으로 성공한 기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본의 다이신 백화점은 지역의 노인 인구를 겨냥, 다품종 소량 판매를 하고 도시락 배달을 하더라도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없는지 꼼꼼히 챙깁니다. 고객 만족을 넘어서 고객 케어의 서비스 정신으로 운영하는 것이죠. ‘탐스슈즈(TOMS Shoes)’는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창업한 미국의 신발회사입니다. 그는 남미를 여행하던 중 가난한 어린아이들이 신발이 없어 뛰어놀다가 발을 다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후 소비자가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하면 신발이 필요한 어린이에게 한 켤레를 기부하는 착한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2년 연속 광고 대상을 받았는데, 소비자들의 댓글 기부를 받아서 차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동차를 기부하는 내용입니다.
이 세 가지 사례의 공통점은 고객을 물건 사주는 사람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시장 구성원으로 여기고 공생하는 관계를 형성했다는 것입니다. 진정성을 기반으로 창출한 이익의 일부를 고객들에게 환원하고 기부하며 같이 살아가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수익 목표를 가진 회사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서비스 정신은 이제 시장에 일반화돼 있고, 이런 서비스 정신 없이 시장에 들어간다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이 된 것입니다.
# 감성자극 서비스 마케팅서비스는 무형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반 제품과 달리 감성적 접근법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구축해야 합니다. 첫째로 유형의 단서를 제공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기업의 브랜드 이지미(BI)와 기업의 대표 이미지(CI) 디자인이 중요합니다. 소비자들은 택배를 이용할 때 정확하고 안전하며 빠르게 배달되길 바라는 욕구가 있는데, 택배 회사들이 이름에 ‘익스프레스(express)’를 붙여 속도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감성 마케팅의 사례는 의류업체 아베크롬비의 브랜드인 ‘홀리스터’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매장에 가면 간판이 없는 대신 기와 지붕의 독특한 디자인을 하고 있는데, 이 지역에 동양인이 많아 그들의 감성에 맞춘 것입니다. 매장 앞에 열정적인 록 음악을 틀어 놓고 큰 멀티비전에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의 모습을 내보내 젊은층을 겨냥한 감성적인 매장으로 꾸며 놓았습니다.
등산용품 전문점인 ‘레이(REI)’ 매장에는 인공암벽이 있는데, 사람들이 매장의 물건을 사용해 암벽등반을 직접 체험해보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체험 마케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사히야마 동물원도 체험 전시로 성공한 경우입니다. 펭귄들이 지나다니는 길을 오픈시켜 직접 교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고, 이를 페이스북에 올려 아이들에게 이야기거리를 제공합니다.# 마케팅에 희망을 심어라
덴마크의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지금은 정보사회에 살고 있지만 새로운 형태의 꿈의 사회(Dream Society)를 맞이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계적 화장품 레브론의 창업자인 찰스 레빌론은 “우리가 공장에서 만드는 것은 화장품이지만 가게에서 파는 것은 희망”이라고 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에서는 스튜디어스가 되길 원하는 할머니, 엄마, 손녀 삼대를 초청해 예절교육을 체험하게 합니다. GM대우는 미래 자동차 꿈나무를 키우는 캠프를 열어 아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줍니다. 이처럼 ‘희망 장사’를 하는 것 또한 감성을 자극하는 서비스 마케팅의 일환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의 다카시마야 백화점은 서비스 미담을 구전으로 널리 알림으로써 서비스 마케팅의 성공사례를 보여줬습니다. 가난했던 한 어머니는 죽어가는 딸이 “마지막 소원으로 포도를 먹고 싶다”고 하자 눈보라치는 도쿄시내를 미친 듯이 헤맵니다. 다카시마야 백화점에 기적적으로 포도가 전시돼 있었고, 이 사연을 들은 백화점 매니저는 “포도를 아낌없이 드릴 수 있으니 딸에게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이런 사연이 아주머니들의 심금을 울리는 서비스 미담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 진짜 서비스는 ‘사랑’에서 나온다
우리나라 산업에서 서비스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고, 고객 만족은 제품 외적인 서비스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과거의 마케팅이 제품 중심이었다면 미래는 무형의 서비스가 답입니다. 과거의 마케팅이 오프라인 중심이었다면 미래 마케팅은 온라인 중심이 될 것입니다. 이두희 고려대 교수는 이를 두고 “마케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최근 소셜 마케팅에 관한 마케팅 전략론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하지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핵심은 무형의 서비스에 무엇을 담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이것은 상당히 진정어린, 고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어야 효과가 있습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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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mlee@yonsei.ac.kr△연세대 경영학 학사 및 동 대학원 석사, 미국 일리노이대 경영학 석사 ·박사 △미국 콜로라도대 조교수, 미국 하와이대 초빙교수, 연세대 경영대학 부학장 및 경영학과 학과장, (현)서비스마케팅학회 회장 △저서 ‘크리에이티브 마케터’ ‘소비자 행동의 이해’ ‘소비자 이야기’ ‘브랜드 전략론’ ‘디자인과 마케팅’ ‘인터넷 마케팅’ ‘마케팅 기본 법칙’ ‘마케팅 원론
○KED CON(The Korea Economic Daily Conference)은?
한국경제신문 HiCEO가 만든 지식공유 콘퍼런스. 연회비 1만원, 월 1회 강연. 문의 (02)360-4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