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작가 김려령 씨, 새 소설 '가시고백' 출간

‘나는 도둑이다.’

한쪽짜리 차례를 넘기자 마자 나오는 첫 문장이 도발적이다. 다짜고짜 ‘도둑’이라니, 괜히 숨이 차오른다. 《완득이》 작가 김려령 씨(41·사진)가 2년 만에 내놓은 소설 《가시고백》(비룡소, 1만1500원)이다. 주인공은 고교 2년생 ‘해일’. 타고난 손재주로 자기도 모르게 남의 물건을 훔치는 ‘도둑’과 친구들이다. “그렇다고 범죄소설은 아니고요. 도둑 소년의 ‘독백’이 ‘고백’으로 가는 여정을 그렸어요. 가슴속에 가시로 박혀 혼자서만 느끼는 원죄 같은 아픔을 일기장에서만 독백하다가 친구들과 소통하며 터놓게 되죠.”

“고백은 독백과 달리 쌍방향”이라고 말하는 김씨는 “사람 관계에서 어떤 경우에 손을 내밀게 되는가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혼자 아파하지 않았으면 해요. 어떤 아픔이라도요. 정말 바닥이 아니라면 주위에 손을 잡아줄 친구가 있거든요. 어른도 마찬가지예요. 상대와 마음이 통했을 때 아픔을 고백하세요. 스스로 아파하고, 스스로 벗어나려 하고, 순수성을 놓지 않았다면 손을 잡아주는 이가 있을 거예요.”김씨는 “일단 저지르라”며 10대들에게 주는 메시지도 전했다.

“10대가 가장 예쁘고 부러운 건 방향이 뚜렷하게 정해져 있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이에요. 무엇이든 도전하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꿈이 바뀌는 게 문제가 아니라 없는 게 문제거든요. 그리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으면 해요. 상대를 밟고 오르지 않고, 손잡고 함께 갈 수 있다면 좋겠어요.”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