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열 하나금융 사장 "외환銀, 독립경영·상장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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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성과 좋으면 안 합칠 것"“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이 결합해 발생하는 시너지는 5년간 1조원은 충분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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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열 하나금융 사장
합병 아닌 통합…'투뱅크' 유지…5년간 1조 시너지 효과 기대
외환銀 인수로 글로벌 역량 보완…보험 강화 위해 M&A 검토
1분기 중 美 교포은행 인수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인터뷰에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간 결합이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설명했다. 우선 레버리지 시너지(영업 증대 시너지)다. 외환은행이 환전·송금 등 외환 분야와 기업금융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고 하나금융은 PB와 자산관리 등에서 장점이 있는 만큼 각자의 전문성을 갖고 부족한 것을 채우면 경쟁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사장은 비용 감축 시너지에도 주목했다. 하다못해 볼펜을 구매할 때라도 두 곳이 합쳐 주문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전산 인건비 교육비 등에서 규모의 경제를 통한 절약이 가능해 시너지가 상당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은 ‘합병’이 아닌 ‘통합’이란 점을 강조했다. 금융지주 테두리 내에서 투뱅크로 가는 것이며, 시너지는 지주 차원에서 추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투뱅크 체제의 성과가 좋으면 굳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1분기 중 미국 소형 교포은행 인수를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 주체는 하나금융이 아닌 외환은행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김 사장은 다만 자신의 거취와 하나금융의 지배구조에 대해선 묻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자신은 이미 물러나기로 발표했으며 하나금융 지배구조는 이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만 전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투뱅크 체제는 언제까지 유지되고 합병은 언제쯤 이뤄질까요.
“합칠 필요가 없으면 앞으로도 영원히 안 합칠 것입니다. 합치고 안 합치고는 고객이 외환은행을 잘한다고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독립경영을 해도 외환은행의 성과가 좋고 건전하게 잘 경영된다면 굳이 합칠 필요가 없습니다. 과거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간 인수·합병(M&A)과 다른 점은 합병 시기를 정해놓고 통합을 해가는 작업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언제까지 유지되느냐에 대한 답은 없습니다. 양 은행 간 효율적인 운영의 모범 사례가 정착된다면 지속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합치는 것을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충청은행이 좋은 사례입니다.”▶지금 충청은행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충청은행은 하나은행이 1998년 인수해 현재 충청지역본부로 운영되고 있지만 조직, 경영의 독립성이 완전히 보장되고 있습니다. 사실상 옛날 충청은행이 그대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인사권도 하나은행에 없고 지역본부 내에서만 인사교류가 이뤄지며 본부장도 충청은행 지점장 출신입니다. 일종의 ‘독립채산제’처럼 운영되고 있는 거죠. 때문에 충청지역본부의 성과는 아주 좋습니다. 점포가 70~80개 정도 있는데 충청 지역 시장점유율이 30%에 달합니다.”
▶앞으로 외환은행과 통합 절차는 어떻게 진행됩니까.“시너지추진단에서 작업을 하게 됩니다. 추진단은 대금 지급이 완료된 후부터 본격 가동될 것입니다. 2002년 서울은행과 하나은행이 합칠 때 시너지추진단이 100명 규모였는데, 이번엔 그 이상이 될 것 같습니다. 외환은행장은 윤용로 하나금융 부회장이 내정된 상태고 임원은 외환은행 임시주총이 열리는 오는 3월12일 정도에 확정될 것입니다. 비용 측면에선 정보기술(IT) 통합이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통합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이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진정성을 갖고 외환은행 임직원을 대할 것입니다.”
▶은행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하나은행의 강점 분야인 가계금융, PB, 자산관리, 증권 부문과 외환은행의 강점 분야인 외환, 수출입금융, 기업금융 등의 부문에서 상호 중복되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영업 시너지 극대화가 기대됩니다. 외환은행의 투자금융(IB) 부문은 하나대투증권과 함께 할 것입니다. 윤용로 부회장이 기업금융부문장(BU장)으로 이 부문을 총괄할 예정입니다. PB나 자산관리는 하나은행이 낫기 때문에 하나은행이 주도할 수 있겠죠. 분야별로 봤을 때 더 잘하는 은행이 통합 작업을 주도하게 될 것입니다.”
▶2금융 쪽에서의 시너지 향상 전략은 무엇입니까.
“카드 부문에서 가맹점 공유, 공동 마케팅 및 규모 효과 등으로 시너지 발생이 예상됩니다. 카드 가맹점 수는 하나SK카드 40만개, 외환은행 209만개이며 회원 수는 하나SK카드 459만명, 외환은행 355만명입니다.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면 카드업계 4~5위권에 오를 것입니다. 그러나 두 회사를 당장 합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외환은행은 기업금융에 강점이 있고, 하나금융은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증권 및 자산운용 부문에선 공동 마케팅을 통한 연계상품 판매 및 연계 영업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외환은행 점포는 355개가 있습니다. 이 채널을 통해 외환은행의 방카슈랑스상품 판매 비중에서 하나HSBC생명의 판매 비중을 확대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외환은행 인수 후 모든 금융 관련 분야에서 국내 3위권에 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 후에도 보험 분야는 취약해 보입니다.
“하나금융의 두 가지 약점은 보험과 글로벌 역량입니다. 이번에 외환은행 인수로 글로벌 역량을 보완했으니 장기적으로 보험 분야를 강화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부담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 M&A를 노릴 것입니다. 현재로선 먼저 하나금융 보험계열사와 외환은행 공동 마케팅을 통한 연계상품 판매 등 외환은행의 채널을 활용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하나금융의 기업가치가 외환은행 인수로 어느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십니까.
“시장에는 여러 가지 변수가 있지만 굳이 수치상으로 표현하자면 정상적인 PMI과정을 거치면 인수 후 1년에 2000억원씩, 총 5년간 1조원 이상의 시너지 효과가 예상됩니다.”
▶외환은행 상장 폐지는 언제쯤 될까요.
“외환은행 상장폐지가 되려면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지분을 100% 인수해야 하는 데 그렇게 되기까지 적어도 3년 이상은 걸릴 것입니다. 외환은행의 상장 여부 또한 상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은지, 하나은행처럼 100% 자회사가 좋은지는 앞으로의 운영 효율성을 봐가며 결정할 것입니다. 적어도 당분간은 상장을 유지할 것입니다. 상장 지속 여부는 신중히 검토해서 풀어갈 생각입니다.”
▶외환은행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리스크관리에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특히 수익, 비용 분석 등도 잘하고 전반적으로 최고재무담당책임자(CFO) 라인의 역량이 강한 것 같습니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가장 강점입니다. 외환은행은 전 세계 22개국에 진출했습니다. 한 국가에 진출해 한 개 점포를 구축하려면 보통 3~5년간 공을 들여야 합니다. 이렇게 22개국에 진출하려면 50년 이상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하나금융이 그동안 8개국에 진출하는 데만 10년 이상 걸렸습니다.”
▶하나금융의 해외 부문 강화 전략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1분기 중 미국 소형 교포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데 외환은행이 인수 주체가 될 것입니다. 하나금융이 아닌 글로벌 쪽에 강한 외환은행이 인수해 경영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이 은행을 인수한 후엔 이를 교두보로 또 다른 은행의 M&A 기회를 갖게 될 것입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