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페이스북 '핀터레스트', 美여성들에 최고 인기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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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포커스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깜찍하고 예쁜 사진을 보면 어딘가에 모아놓고 싶을 때가 있다. 바로 이런 용도로 출발한 핀터레스트(pinterest.com)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출범한 지 2년도 안됐고 아직 시범 서비스 단계인데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처럼 ‘대박’을 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소셜 사진공유 서비스
스크랩하고 댓글 달 수도…트래픽 유도, 트위터에 버금
‘핀(Pin)’과 ‘흥미(Interest)’가 합쳐진 조어인 핀터레스트는 2009년 미 예일대 출신의 벤 실버먼이 “냉장고 메모판처럼 다양한 것을 수집해 친구와 가족에게 쉽게 알릴 수 있는 사이트”를 표방하며 만들었다.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이나 자신이 찍은 사진을 모아놓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게 특징이다. 텍스트 위주의 트위터에 비해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 SNS다. 패션 아이템, 제품, 집꾸미기, 음식, 애완동물 등의 사진을 핀보드에 올리면 남들이 와서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거나 자기 핀보드로 가져가기도 한다. 자신이 팔로잉 하는 사람들이 올린 핀만 볼 수도 있고, 현재 주목받고 있는 인기 핀이나 주제별로 찾을 수도 있다. 주제는 건축, 예술, 자동차, 디자인, 집꾸미기, 아이, 애완동물 등 28가지다. 특정인의 핀보드만 볼 수도 있는데 핀보드만 봐도 그 사람의 취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핀을 보면 페이스북 ‘좋아요’를 누를 수 있고 트위터에 퍼뜨리거나 이메일로 지인에게 보낼 수도 있다. 소스코드를 복사해 자기 블로그에 앉힐 수도 있고, 로그인 상태에서는 댓글을 남길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을 팔로잉 하거나 그 사람의 특정 핀보드만 팔로잉 할 수도 있다.
핀터레스트는 2010년 3월 사이트를 개설해 작년 8월에야 공개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작년 가을만 해도 실리콘밸리에서도 알려지지 않았는데 타임이 ‘2011년 50개 베스트 웹사이트’로 선정하고 테크크런치가 ‘2011년 베스트 스타트업’으로 선정하면서 뜨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핀터레스트에 관한 기사나 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인터넷 시장조사기업 콤스코어에 따르면 핀터레스트는 지난달 순방문자 1170만명을 기록했다. 콤스코어는 순방문자 1000만명을 돌파하기까지 걸린 시간만 놓고 보면 SNS 중에서 핀터레스트가 가장 빠르다고 밝혔다. 순방문자는 작년 8월(127만명)에 비하면 5개월 만에 거의 10배로 늘어났다.
핀터레스트는 트래픽 유도 측면에서 놀라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트래픽 분석 사이트 셰어홀릭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으로 핀터레스트의 트래픽 유도량이 유튜브, 링크트인, 구글플러스를 합친 것보다 많고 트위터까지 바짝 뒤쫓고 있다.
기업들도 유력한 마케팅 채널로 주목하고 있다. API(응용 프로그램 개발도구)가 공개되면 많은 개발자들이 덤벼들 것이란 얘기도 있다. 주요 사용자층은 젊은 고학력 여성이다. 지금도 패션 아이템이나 애완동물 사진 등을 공유하는 여성 사용자가 많다. 그러나 일반인에게 알려지면서 사용자층이 다양해지고 있다. 핀터레스트는 좋아하는 것을 찾아내 남에게 권하는 ‘큐레이션 붐’을 일으킬 것이란 기대도 받고 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