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적 개성·낭만에 '흠뻑'…13.2㎡ 가게서 月매출 1200만원

주목 이 점포 - 서울 금호동 '아날로그 감성'
서울 금호동 열린금호교육문화회관 1층 한구석에 복고풍 인테리어와 진한 커피 향으로 아날로그적 감성을 충족시켜주는 곳이 있다. 오픈한 지 1년이 채 안 된 곳이지만 오래된 듯 낡고 거친 질감의 매장에서는 과거의 향수가 듬뿍 묻어난다. 나무로 된 천장은 군데군데 뜯겨져 있고, 곳곳에 놓인 원두자루와 고풍스러운 다기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손때 묻은 기타, 구시대적인 책, 멈춰버린 시계, 호롱불, 와플모양의 문손잡이 등 구석구석 아날로그적인 소품들이 눈길을 잡아 끈다.

핸드드립 커피전문점 ‘아날로그 감성’을 운영하는 성혜정 사장(30·사진)은 “이 가게는 아날로그적인 빈티지로 여자들의 감성을 깨우는 문화와 낭만을 파는 커피숍”이라며 “직접 로스팅한 커피와 에스프레소, 핸드드립 커피를 비롯해 사이드 메뉴인 수제 쿠키와 베이글, 와플 등을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요즘 직장인들은 퇴사 후 창업 1순위로 ‘나만의 커피숍’을 꿈꾼다고 한다. 성 사장 역시 커피를 좋아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직접 커피를 배워가면서 차근차근 준비해 자신의 꿈을 이뤘다. 그는 “내 매장에 대한 로망이 있었던 만큼 젊었을 때 경험을 쌓아두자는 생각에 커피전문점에서 3년간 실무를 익히고 배웠다”고 말했다.

매년 카페쇼에 참가해 커피시장의 정보와 유통채널을 파악했다.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점포에 어울릴 만한 인테리어 소품과 재료들을 마련했다. 점포 입지는 성 사장이 이전에 살았던 금호동으로 잡았다. 동네 지리를 잘 아는 데다 주변에 커피숍이 없어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교육문화회관에 입점함으로써 동네 주민뿐만 아니라 문화관을 이용하는 성동구 각 지역 주민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점포 디자인은 인테리어 업체를 통하지 않고 성 사장이 직접 구상한 대로 목수를 불러 짜맞췄다. 13.2㎡ 규모의 소형 매장인 만큼 억지로 좌석을 만들어 동선을 망치기보다는 멋스러우면서도 실용적인 바를 도입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다. 외부 테라스 공간에도 재봉틀 테이블 등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불어넣었다. 점포를 오픈하는 데 총 5000만원의 창업비가 들었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여동생과 둘이서 교대로 일한다. 성 사장은 “주 메뉴인 커피 종류가 2500~3000원대 초반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맛과 서비스에 있어서는 어느 매장에도 뒤지지 않아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관을 이용하는 성동구 30~40대 주부들이 주고객인데 출근하면서 테이크아웃하는 손님과 인근 초등학교에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들른 학부모, 하교 후 와플을 사먹으려는 초등학생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시간대에 따른 매출 편차가 크지 않아 한 달 평균 매출은 1200만원 선에 이른다. 070-4178-8378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