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교정원장 "개교 100년 앞둔 원불교…화두는 마음 공부"

마음훈련원 건립 나선 김주원 교정원장

2015년 창교 100년을 맞는 원불교가 마음공부 세계화를 위한 국제마음훈련원을 전남 영광과 전북 익산에 건립한다. 영광은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박중빈 대종사가 탄생한 근원성지, 익산은 중앙총부를 중심으로 원불교를 발전시켜온 전법성지다. 김주원 원불교 교정원장(사진)이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 사업비 428억원을 들여 2015년까지 조성할 마음훈련원 건립계획을 설명했다.

“소태산 대종사는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를 개교(開敎) 표어로 내걸었는데 이것이 이 시대 영성운동의 최대 화두입니다. 원불교의 수행법인 마음공부는 단지 마음이 무엇인지 깨닫거나 아는 게 아니라 가정과 직장 등 일상생활에서 마음을 잘 쓰기 위한 겁니다. 그래야 모두에게 유익해지는데 결국 실천이 문제죠.”

마음을 ‘마음대로’ 쓸 수 있어야 정상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번뇌 망상 잡념 걱정 등이 끊임없이 마음을 끌고다니며 방해한다. 따라서 원불교에선 스스로 마음을 챙겨 잘 썼으면 유념, 마음을 방치해 잘못 썼으면 무념으로 구분해 수시로 점검한다.

“원불교의 마음훈련에는 두 가지가 있어요. 시간 장소를 정해놓고 하는 훈련과 생활 속의 마음공부인데 중요한 것은 지속적으로 공부하는 겁니다. 따라서 1회성 훈련에 그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자기 마음을 챙기고 점검해야 합니다.”

김 원장은 마음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재미있는 사례를 하나 들려줬다. 원불교를 모르는 어떤 부모가 아이를 원불교가 운영하는 어린이집에 보냈다.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엄마가 야단을 치는데도 평소 같으면 울고 떼를 썼을 아이가 조용했다. 이상하게 여긴 엄마가 “너, 지금 뭐하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아이는 “멈추고 있는 거예요”라고 했다. 아이는 울고 떼를 쓰기에 앞서 일단 멈추고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어떤 일을 당했을 때 일단 멈추면 후회할 일을 하지 않게 됩니다. 그런 훈련이 되면 사회 갈등도 해소됩니다. 아이들은 순수해서 마음훈련의 효과가 더 크지요.”

국제마음훈련원은 마음공부를 종교와 국적에 관계 없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16만5811㎡의 터에 건축면적 9255㎡ 규모로 지어질 훈련원에는 명상훈련센터, 심신치유센터, 도덕교육센터, 마음연구센터, 유기농 명상체험시설, 숙박·부대시설 등이 들어선다.

“국제마음훈련원을 명상의 세계적인 메카로 자리잡게 할 계획입니다. 또 전주 한옥마을, 익산 미륵사지, 백제불교 최초 도래지인 영광 불갑사, 무주 태권도공원 등과 연계해 명상치유를 주제로 한 산업 벨트를 구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고요.”

원불교는 창교 100년을 앞두고 ‘마음’의 문제에 교단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 뉴욕 인근에 마음공부 도량인 원달마센터를 개원했고, 원광대에 마음인문학연구소를 마련해 마음을 주제로 한 인문학적 성찰과 인류의 영성을 맑게 할 치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