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 LTE '빵빵'… "서울보다 빨라마씸"

LG유플러스, 4G용 무선중계기 첫 설치

다운로드 때 50Mbps 넘고 2G보다 출력 10배 높아
LG, 도서지역 중계기 확대

< 빨리마씸 : 빠르네요 >
“가깝수다!”

제주도 모슬포항에서 마라도로 향하는 배를 타며 현지인에게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느냐고 물었을 때 나온 답은 짧고 명쾌했다. 하지만 모슬포항에서 남쪽으로 11㎞ 떨어진 국토 최남단 마라도로 가는 길은 의외로 멀게 느껴졌다. 배를 타고 30분거리라고 했지만 높은 파도와 빠른 물살 때문에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것 같았다.배 안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했다. 망망대해 한복판에서, 국토 최남단으로 가는 바닷길에서 4G(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이 터질까. LG유플러스 4G망을 사용하는 옵티머스LTE폰을 작동하자 바다 위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르게 인터넷 접속이 이뤄졌다. SK텔레콤과 KT 등 다른 이동통신사의 4G폰을 작동했지만 바다 위에서는 4G망에 접속이 안되고 기존 3G망을 잡아 인터넷을 연결했다.

마라도에 도착해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한민국 최남단’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비석 앞에서 LTE 속도를 측정했다. 다운로드 시 50Mbps가 넘는 속도가 나왔다. 이 정도면 서울 시내보다 훨씬 잘 되는 수준이다.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서 LTE가 이렇게까지 잘되는 이유는 뭘까. 아니 그 전에 면적은 0.3㎢에 불과하고 전체 20여가구에 100명이 채 안되는 사람들이 사는 이곳에 굳이 LTE망을 깔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동행한 이용주 LG유플러스 제주네트워크팀 부장은 “마라도는 주민 수가 적지만 1년에 1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고 있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마라도에서 LTE가 잘 터지는 이유는 이 회사가 최근 도서 및 산간지역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LTE용 마이크로웨이브 중계기를 개발하고, 이 장비를 마라도에 구축했기 때문이다. 보통 통신사들이 기존 2G나 3G에서 쓰던 마이크로웨이브 중계기를 조금 손봐서 4G용으로 바꾸는 데 비해 LG유플러스는 처음부터 4G용으로 만들었다.

마이크로웨이브 중계기는 광케이블 설치가 어려운 도서나 산간지역에 광케이블 없이 무선으로 LTE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장비다. 800㎒ 대역의 LTE 신호를 11㎓ 대역의 주파수로 변환해 보내고 이를 받아 다시 LTE 신호로 바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안테나가 2개여서 보다 빨리 LTE 신호를 보낼 수 있고 기존 2G 마이크로웨이브 장비와 비교할 때 출력이 10배 이상 높아 LTE 신호 전송 시 손실이 적다. 이 부장은 “마이크로웨이브 중계기에 광중계기를 연결하면 서비스 커버리지를 확대할 수 있어 섬 크기에 상관없이 LTE망을 구성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LG유플러스는 이번 마라도에 마이크로웨이브 중계기 1호를 설치한 데 이어 내달까지 경남 거제 및 통영, 부산 남구 및 해운대 주변의 전국 도서와 산간지역 70여곳에 이 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최택진 LG유플러스 네트워크기술부문장(상무)은 “이번에 개발한 마이크로웨이브는 비가 내려도 전파가 약해지지 않고 최대 전송거리도 대폭 늘어나 고품질 LTE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광케이블이 설치돼 있지 않은 도서 및 산간지역의 통화품질이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라도=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