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탐욕·두려움이 거품경제와 폭락 가져왔다

비이성적 과열의 시장
존 어서스 지음 / 김시경 옮김 / 위너스북 / 336쪽 / 1만6000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글로벌 경제의 진폭이 좁아지고 있다.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 이어진 유럽 재정위기로 세계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참이다. 경제의 비이성적인 과열 양상과 거품 붕괴로 인한 급격한 추락은 자주 반복돼 왔다. 멀게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 광풍’, 18세기 천재 과학자 뉴턴조차 거금을 잃은 영국의 ‘남해 버블’과 프랑스의 미시시피강 주변 개발계획을 둘러싼 ‘미시시피 버블’ 등이 대표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의 금융전문기자 존 어서스는 《비이성적 과열의 시장》(위너스북, 1만6000원)에서 버블과 동시다발적인 거품 붕괴란 글로벌 경제의 롤러코스터 현상을 분석한다. 지난 1세기 동안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 글로벌 경제의 흐름을 연대순으로 또 굵직한 경제사건 위주로 정리해 전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도와준다. 저자는 “시장경제는 탐욕과 두려움의 상호작용에 의해 움직여왔다”며 “지난 1세기 동안 반복된 거품 발생과 폭락의 흐름도 탐욕과 공포의 사이클이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하나로 묶인 글로벌 경제 시스템이 아킬레스건”이라고 주장한다. 국제금융시스템이 너무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이웃 나라의 경제사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자국통화가 없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수 없는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그렇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건강한 자본주의 시장을 위한 조언도 건넨다. 그는 “인간은 군집행위에 쉽게 말려들며, 상황이 잘못되면 정부나 누군가가 나서서 해결해줄 것이란 기대를 하는 경향이 짙어 결과적으로 비이성적인 과열로 치닫게 된다”며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고 남의 돈을 내 돈처럼 여기는 마구잡이식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