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시대, 증시변수] 리서치센터장 "방향은 위로…폭은 제한적"

코스피지수가 증권가의 예상보다 빠르게 2000선으로 되돌아와 안착을 시도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사자'에 나선 덕이다. 그러나 외국인 주도 장세에서 매수 타이밍을 잡지 못한 투자자들은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우려 등으로 적극적으로 매매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이에 따라 <한경닷컴>은 20일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베스트리서치센터 상위 5개사(대우 삼성 우리 한국 현대·가나다 순)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절반가량 남은 1분기 국내 증시 전망에 대해 설문을 진행했다. 미국 경기 회복, 중국 긴축, 유럽재정위기, 인플레이션 등 증시 주요 변수에 대해 점검하고 투자 유망 업종과 종목을 추천받았다.

◆ 힘 부친 코스피…숨 고르며 올라갈 듯





올 1분기 남은 기간에도 코스피지수 2000 문턱 안착 과정이 이어지겠지만 꾸준한 추가 상승 시도를 통해 고점은 올라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대우 삼성 우리 한국 현대 등 5개 증권사가 제시한 올 1분기 코스피지수 전망치 상단 평균은 2084로 집계됐다. 지난 17일 종가 2023.47 대비 2.99%의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 수치다.

미국의 고용과 소비 등 경기가 꾸준히 회복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긴축 기조 완화가 촉매로 작용, 증시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란 관측이다. 족쇄가 됐던 유럽 재정위기 문제가 아직 풀리지 않고 있지만 세계 경제와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증권가에선 진단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1분기 말까지 미국의 경기 회복 모멘텀과 중국 긴축 완화 기대로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지속, 최고 2100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미국 경기의 완만한 회복과 유럽 신용경색 완화, 세계 유동성 확대를 반영해 당초 1650∼1950 수준이던 1분기 전망치를 1750∼2050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발(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플레이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건설사 신용 위기, 국내외 선거 등이 무시 못할 변수로 꼽혔다.

또한 유동성이 단기에 끌어올린 코스피지수가 다소 과열됐다는 투자가들의 우려로 주식형 펀드 환매 등 차익실현 매물 출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기업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등도 증시 상단 제약 요인으로 꼽혔다.

따라서 한달 여 남은 1분기동안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 기조가 강하게 나타나기 보다는 완만히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이익 추정치가 계속 하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에 국내 증시의 이후 12개월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를 웃돌기 어렵다는 전망에 비춰 1분기 고점은 2070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