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하이메탈, 해마다 매출 2배 가까이 성장

"5년내 매출 1조"…글로벌 소재기업 부푼 꿈

아몰레드 정공층 '1위'
올 매출 2000억 전망

스마트폰 열풍 '수혜'
에너지 핵심소재 진출
울산시 연암동 덕산하이메탈 본사공장. ‘소재산업 입국(立國), 그 중심기업 덕산(德山)’이라는 대형 현수막이 눈에 들어온다. 헛된 구호가 아니다. 이 회사는 반도체 패키지 소재 세계시장 점유율 2위, 모바일 디스플레이 소재분야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이준호 덕산하이메탈 회장(66)은 “숱한 좌절과 시행착오를 겪어오면서 소재분야 한우물을 파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1999년 창업 당시 300만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는 “정보기술(IT) 소재 분야에서 매출 1000억원 돌파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액면가 200원, 자본금 57억원의 이 회사 주가가 2만6600원(17일 종가기준)에 시가총액 7818억원에 이르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현대중공업 공채1기 출신인 그는 37세 되던 1982년 국내 유일의 용융알루니늄 및 아연 도금업체인 덕산산업을 창업했다. 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사업 노하우와 자금을 충전한 그는 1999년 덕산하이메탈을 세웠다. “미래발전인자를 찾지 못하면 영광은 잠시일 뿐”이라는 생각에 그는 일본이 독점하고 있던 반도체 패키지 소재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 번에 5억원씩 4년간 20억원을 투자하며 반도체 패키지 칩과 인쇄 회로기판을 연결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는 솔더볼(Solder ball) 국산화에 나섰다. 불량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핵심기술인력이 회사를 떠나가는 아픔을 감내하며 5년여 만에 솔더볼 생산분야 세계2대 생산업체로 올라섰다.

이 회사의 솔더볼은 정확한 크기, 높은 구형도 등으로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를 비롯 미국 중국 일본 등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업체에 공급되고 있다. 현재 양산되는 200마이크로미터(㎛)보다 훨씬 작은 50㎛ 솔더볼도 이미 개발완료 단계에 있다. 이 회장은 “기술력은 이미 세계1위 수준에 도달했다”며 “글로벌 마케팅을 강화하며 세계 1위인 일본 센주메탈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덕산하이메탈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에 정공층을 독점 공급하며 이 분야 세계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장은 2008년 이 분야 연구·개발(R&D)과 설비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매출이 226억원대에 불과했던 중소기업으로선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OLED 화면을 채택한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면서 2000년대 중반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성장 정체기를 맞던 회사는 2009년 321억원에서 2010년 724억원, 2011년 1200억원(추산)으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증권가는 덕산하이메탈이 올해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회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반도체와 AMOLED에 이어 에너지분야에서 세계 1, 2위를 다투는 핵심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그는 “향후 5년 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해 듀폰과 3M, 다우케미컬에 버금가는 글로벌 소재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 정공층(正孔層)

스마트폰 등의 화면으로 쓰이는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의 필수 소재. AMOLED는 전기를 가하면 빛이 나오는 성질을 가진 유기(有機)물질을 이용해 만드는데, 정공층은 여기서 빛을 내는 물질에 전기를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