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민 키움증권 상무 "농축산물 연계 상품 본격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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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리더에게 듣는다 (16)“소 돼지 등 농축산물과 폐기물, 철 스크랩 등 동산을 담보로 하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2012년 7~8社 IPO 추진…회사채 발행 업무도 강화
키움증권 IB 본부를 이끌고 있는 최창민 상무(49·사진)는 2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산 담보대출이 가능해지면 투자은행(IB)의 역할이 많아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키움증권은 지난해 구조화 금융 형태로 돼지농장 사업자에 두 건의 투자를 집행했다. 캐피털사나 저축은행 등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자금을 모아 돼지나 사료를 사서 돼지농장 사업자를 지원한 뒤 나중에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국내 IB 중에서는 키움증권이 처음 시도했다.
첫 번째는 70억원을, 두 번째는 200억원을 모았다. IB 사업 치고 큰 규모가 아니었다. 하지만 “영세한 축산 농가를 지원하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어 의미있는 투자”라는 게 최 상무의 설명이다. 키움증권은 ‘동산 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이 6월부터 시행돼 농축산물이나 기계장치 등 동산도 담보로 인정되면 본격적으로 관련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키움증권은 강력한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에 비해 IB는 ‘걸음마’ 수준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틈새시장뿐만 아니라 IB의 기본인 기업공개(IPO)와 회사채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도 주력할 계획이다. 당장 성과가 나오진 않겠지만 IB 사업이 지속 가능하려면 결국 이 부문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최 상무는 “IPO 부문은 인력 보강을 통해 이미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본다”며 “올해 7~8개 회사를 계획대로 상장시킨다면 내년에는 공기업이나 대기업 IPO에도 도전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현재 약 20개의 비상장 기업과 주관사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최 상무는 “회사채 발행시장도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수요예측과 실사 강화 도입으로 주관사의 역할이 커져 수수료 정상화가 기대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전까지 회사채시장은 IB 간 과도한 경쟁으로 수수료가 극히 낮았다.
그는 “회사채 발행은 유상증자나 주식연계사채와 달리 꾸준히 나오는 딜(deal)이기 때문에 발행사와의 관계 형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회사채 주관을 해야 인수·합병(M&A) 자문 등 고급 딜도 따낼 수 있다”고 말했다. 공략하기 어려워도 길게 보고 IPO 주관이나 회사채 발행시장 문을 계속 두드리겠다는 얘기다.최 상무는 “브로커리지 부문의 위상을 고려해 IB 일을 할 때도 발행사의 격을 따지겠다”며 “단기간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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