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삼성동 아이파크' 경매 등장

전용 167㎡…감정가 36억원
국내 최고가 아파트인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사진)가 법원 경매로 나왔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 다른 고가 아파트와 달리 법원 경매시장에서 거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아파트다.

22일 대법원에 따르면 아이파크 사우스윙동 27층 2704호(전용면적 167.7㎡·63평형)가 다음달 6일 경매에 부쳐진다. 한강을 파노라마식으로 조망할 수 있는 고층부에 자리잡고 있어 인근 중개업소들은 로열층으로 분류한다.감정가격은 36억원으로 정해졌다. 인근 우리들공인 관계자는 “층에 따라 29억~38억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며 “감정가는 시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시장 침체로 낙찰가는 감정가보다 다소 낮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희소가치가 있는 단지여서 낙찰가가 많이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04년 입주한 삼성동 아이파크가 법원 경매로 나온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앞선 네 번의 경매에서 세 번은 중간에 경매가 취소됐다. 한 번은 지분 일부만 경매로 나왔으며, 경매신청 채권자가 낙찰을 받아갔다. 이번 경매 아파트가 낙찰되면 아이파크 소유권이 경매로 이전되는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된다.경매전문 KJ국제법률사무소의 정충진 변호사는 “집을 담보로 빌린 돈과 가압류 당한 금액이 70억원으로 많아 중도 경매 취하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평소 경매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알짜 물건들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 전문가들은 집주인이 사업을 하다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추정했다. 돈을 빌려줬거나 가압류한 곳들이 SC제일은행무역센터 한국무역보험 신용보증기금 등 사업과 관련된 곳들이어서다.

삼성동 아이파크 매매는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2009년에 22건 거래됐지만 2010년에는 4건, 작년에는 1건에 그쳤다. 삼성동 아이파크 196㎡(73평형)는 2009년 말 3.3㎡당 7700만원(총 56억3000만원)에 매매되면서 3.3㎡당 최고가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