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야당 말바꾸기 정면 공격

취임 4주년 기자회견
"한미FTA ·제주해군기지 前정부에서 결정한 것"
이명박 대통령(얼굴)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 등에 대해 “사실 전 정부에서 결정했고, 국가 미래와 경제발전·안보를 위해 올바른 결정이었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말 바꾸기’ 행태를 22일 정면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기자회견’에서 “지금 반대하는 분들 대부분이 그때(전 정부 때) 두 가지 사항을 매우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지지했던 분들이어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에 대해 “정치권과 각을 세워 정치 논리로 싸울 일이 아니다”며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또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서는 참여정부 당시 고위직을 지낸 민주당 한명숙 대표, 이해찬 전 국무총리, 통합진보당 유시민 대표 등이 찬성했던 과거 발언을 일일이 거론하며 ‘말 바꾸기’를 지적했다. 이어 “중요 선거를 앞두고 재정 뒷받침 없는 선심성 공약에 대해 많은 분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정치권의 ‘복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고,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 짐을 지우는 일도 하지 않겠다”며 “어떤 경우에도 국익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핵심 정책은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친인척·측근 비리에 대해 “살기 힘든 사람도 열심히 사는데 살 만한 사람들이 주위에서 비리를 저지르다니 제 심정도 그런데 국민 마음은 어떻겠느냐”며 “국민께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편중 인사 논란과 관련, “의도적으로 특정 학연·지연을 따지지 않았으나 결과적으로 그렇게 보는 분이 많다면 앞으로 시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친이(친이명박)계 인사의 총선 출마와 관련해서는 “이제 친이나 친박(친박근혜)은 없다”며 “당이 새롭게 태어난 만큼 경력있고 적합한 사람을 공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2 중동 붐’을 언급하며 “세계 모든 나라의 돈이 지금 중동으로 몰려가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중동에 진출하면 우리가 (글로벌 재정) 위기를 탈출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젊은이에게도 일자리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