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경대 김진구 교수,우리나라 난ㆍ자치어 분류 기술서 국내 첫 발간

어란,자치어 118종 표본 분류 … 해양생태계 변화 예측가능

크기 3㎜짜리 갓 부화한 물고기가 어떤 물고기인지 알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판독할 수 있게 됐다.0.5㎜~3㎜에 불과한 물고기의 알과 자치어만으로 종(種)을 구분할 수 있는 분류 기술서가 국내 처음으로 발간됐기 때문이다. 부산 대연동 소재 국립부경대학교 김진구(자원생물학과) 교수 연구팀이 발간한 ‘난ㆍ자치어(卵·子稚魚) 분류기술서’가 그것.

난ㆍ자치어는 물고기 알과 갓 태어난 어린 물고기를 일컫는 말이다. 이 책은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발견한 18목 59과 118종의 어란과 자치어의 확증표본, 채집시기와 지역, 유사종과의 식별형질과 고해상도 사진 및 스케치 자료, DNA표본 등을 싣고 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이 연구를 위해 국립수산과학원, 한국해양연구원 등과 공동으로 우리나라 전 해역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했다.연구팀은 2년에 걸친 연구 끝에 어란과 자치어를 크기, 배체의 모양, 흑색소포의 분포, 난막의 무늬 및 모양 등으로 형태 구분한 후 DNA검사를 통해 100여종이 넘는 어종을 동정(同定 : 어떤 생물에 대해 그 분류학상의 소속이나 명칭을 바르게 정함)하는 데 성공했다.이로써 우리나라 해역에 서식하는 어류 종다양성을 규명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알 및 자치어의 양적 변화를 통해 고등어, 전갱이 등 주요 상업종의 정확한 산란기와 산란장을 규명하고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김 교수는 “연구과정에서 우리나라 자치어 중 미기록종과 신종 후보군도 발견했다”면서 “분류기술서 발간에 이어 현장에서 어란을 신속하게 종수준에서 규명할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