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서發 KTX 운영사 지분 30% 국민株로 판다

국토부, 대기업 지분 49%로 제한 특혜 논란 불식
"코레일·야당 설득 기대"…27일 경쟁도입 공청회
정부가 수서~평택 간 KTX 지분 일부를 국민공모주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기업 지분도 49%로 제한했다. 대기업 특혜 시비를 잠재우기 위한 지배구조 방안이다.

한국교통연구원은 27일 서울 논현동 건설공제조합에서 철도학회와 행정학회가 공동주관하는 철도운송사업 경쟁도입 공개토론회를 개최, 이 같은 연구 내용을 발표한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26일 “교통연구원 안을 토대로 정부의 최종안을 4월 중에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30%는 국민공모주 방식으로

2015년 개통예정인 수서~평택 간 KTX 노선은 소유권을 정부가 갖되 운영권은 별도 운영회사를 세워 민간업체에 주게 된다. 정부는 이 운영회사 입찰에 참여하려면 컨소시엄 총 지분 중 51%를 일반공모, 중소기업, 공기업에 할당토록 할 방침이다. 특히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일반공모는 지분이 30%가 넘도록 의무화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KTX 수익의 일부를 돌려준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재 KTX 전체 노선에서 연간 약 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수서~평택 구간의 경우 노른자위 구간이어서 이익이 날 가능성이 크다. 국민주 방식 매각은 포스코와 한국전력에서 이미 시행한 바 있다.

○대기업 특혜 소지 없애정부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지분이 49%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대기업 특혜 시비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대신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공기업이 최대 11%까지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코레일도 같은 맥락에서 11% 이내에서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코레일의 경영노하우를 사장시키지 않겠다는 의미다. 특히 중소기업이 참여할 경우 지분 10%까지는 가점을 주도록 한 대목이 눈에 띈다. 운영기간은 15년 임대방식으로 했다. 통상 민영화 방식을 택할 경우 30년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경우는 절반에 불과하다. 운영기간 장기화에 따른 독점우려를 불식시키자는 의미다.

○요금은 싸게, 빚도 갚으면서컨소시엄 참여 업체는 기본운임을 현재보다 10% 이상 내리도록 했다. 임금 추가할인을 제시하는 업체에는 가산점을 부여한다. 연구원 측은 기본운임 인하와 추가할인을 적용할 경우 현재보다 20% 이상 운임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운영회사가 정부에 내는 시설임대료는 높였다. 현재 코레일이 내는 매출의 31%보다 9%포인트 높은 40%를 시설임대료 하한선으로 설정했다. 더 많은 시설임대료를 내는 업체에 대해서도 가산점을 부여해 시설임대료 경쟁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코레일이 납부하는 연간 선로사용료(약 1000억원)로는 고속철도 건설부채의 이자(매년 4000억원 이상)도 갚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비해 고속철도 건설부채는 2011년 14조원에서 2020년에는 30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코레일, 야당 반대 넘어설까

경쟁체제 도입의 가장 큰 장애물은 코레일과 야당이다. 코레일은 그간 독식해온 철도운영 관련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염려한다. 하지만 철도운영 경쟁체제 도입은 철도산업발전기본법과 철도사업법, 철도구조개선기본계획 등에 이미 명시돼있다. 국토부 측은 “코레일 측 주장은 철밥통을 빼앗기기 싫어 억지를 부리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 정도 방안이면 야당도 무조건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 관계자는 “야당 측이 반대해온 대기업 특혜 소지가 크게 줄어든 만큼 당초 일정대로 추진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수서·평택 KTX 사업

수서에서 평택까지 총 3조7000억원을 투입해 2011년 6월 착공, 2014년 말 완공 예정이다. 노선 소유권은 정부가 갖되 운영권은 민간 회사에 개방한다. 수서에서 출발한 노선은 평택에서 경부고속철도와 연결된다. 대부분 구간은 지하로 건설되며 KTX 수서역·동탄역·지제역이 신설된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