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설의 Hi! CEO] 슈퍼맨 직원, 능력보다 꿈을 키워라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세상이 되면서 직원들의 역량은 어떻게 변했을까. ‘쓸 만한 직원이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직원 개개인의 능력은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향상됐다.

우선 외국어 실력을 보자. ‘영어 한마디도 못한다’는 직원은 이제 없다. 정보통신기기 활용도는 또 어떤가.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글문서 정도 쓰는 것이 고작이었던 것에 비하면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해졌다.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잘 쓰는 사원은 과거 여러 명이 붙어서 하던 일을 혼자서 몇 시간 만에 끝낼 수 있다. 여기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검색 능력까지 더하면 요즘의 직원들은 그야말로 ‘슈퍼맨’이라고 할 수 있다.직원 1,2명만 있어도 20여년 전에 수십명 데리고 하던 일을 할 수 있다. 1인 기업이 가능해진 것도 개인의 역량이 그만큼 커진 덕분이다. 문제는 이런 ‘슈퍼맨’들을 여전히 ‘보통 사람’ 취급하는 상사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낮은 직급의 사원이라도 이제는 모두 관리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쉽게 얘기하면 이제는 직원을 감독 혹은 PD로 봐야 한다. 허드렛일을 시킬 것이 아니라 이들이 내외부의 ‘파트너’들을 감독해가면서 함께 일하도록 해야 한다.

현실은 어떤가. 하급 사원들에게 ‘어려운’ 일을 시키는 경우가 별로 없다. ‘쉬운’ 일만 시키니 만족도가 떨어지고 실력도 늘지 않는다. ‘쓸 만한 직원이 없다’는 건 경영자를 포함한 상사들이 제대로 일을 시키지 못한 탓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요즘 직장인들의 진정한 문제는 어쩌면 업무 능력보다는 꿈의 문제일 수 있다. 일을 보는 절박감이 떨어지고 회사를 통해 이루려는 비전 자체를 생각해본 적이 별로 없는 게 문제다. 작지만 배포가 큰 벤처 회사들이 최근 놀라운 성과를 내는 이유도 어쩌면 한 사람 한 사람의 역량이나 꿈을 최대한 펼칠 수 있는 분위기 덕분인지도 모른다. 어려운 업무를 주고 배포를 키워주는 일, 인재경영의 출발점은 여기다.

권영설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