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부인, 한국채권시장 '기웃'

금리차에 엔低로 환차익 매력…일본, 2월 150억 순투자 전환
"내년까지 기대수익 14%"…엔캐리 본격 유입엔 시간 걸릴듯
‘와타나베 부인’(일본의 개인 외환투자자)이 한국 채권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올 들어 원·엔 환율이 하락(원화 강세) 추세를 보이면서 양국 금리차와 환율 전망 등을 감안할 때 투자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본, 한국 채권 순투자 전환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27일 기준) 들어 국내 채권을 1조7000억원어치 순투자했다. 이달 만기상환된 2조2000억원을 포함하면 사실상 3조9000억원어치의 국내 채권을 순매수한 셈이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 재차 한국 채권시장을 ‘노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적별로는 미국이 지난달 624억원에 이어 이달에는 9500억원을 순투자했다. 룩셈부르크도 순투자 규모를 9500억원 확대했다. 무엇보다 작년 한 해 동안 23억원 순투자를 축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17억원 순투자를 줄인 일본이 150억원 순투자로 돌아선 점이 눈길을 끈다. 순투자 규모는 미미하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한국 채권 투자를 늘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일본의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국가의 통화나 자산 등에 투자, 수익을 내는 거래를 말한다. 일본 자금은 현재 국내 채권을 74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한국 채권 기대수익 높아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일본 내 유동성 공급으로 일본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자금의 한국 채권 투자 매력이 높은 이유는 한국 채권에 대한 기대수익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일본 엔화는 약세 기조로 진입하고 있는 반면 원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4일 일본 국채매입을 10조엔 늘리기로 한 데다 일본 무역적자가 크게 확대되면서 엔·달러 환율은 하락했다.

이에 따라 100엔당 원화환율은 지난달 9일 1508원45전에서 고점을 찍은 후 27일 1396원86전으로 하락했다. 이런 엔화 약세·원화 강세 기조는 내년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내년에 1달러당 83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달러당 1129원에서 내년 1030원으로 8.8% 떨어질 것(원화 강세)으로 전망된다.

이 연구위원은 “블룸버그 환율 전망을 기초로 하면 한국 국채에 투자할 경우 내년 말까지 기대수익률이 14.7%에 이른다”며 “호주 국채 수익률은 한국 국채보다 0.4%포인트(1년 수익률) 높지만 환율을 감안하면 한국이 월등히 높다”고 말했다.

다만 본격 유입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신동준 동부증권 채권전략본부장은 “투자 매력은 있지만 원화 자산에 대한 일본 투자자들의 기피현상이 문제”라고 말했다.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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