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경제ㆍ금융지주 출범] "소통ㆍ권한 분산으로 새출범 농협 안착시킬 것"

인터뷰 -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
“새롭게 출발하는 농협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저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윤종일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무가 독단적으로 처리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모든 사안을 충분히 협의하고 내부 소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 “그간 전무에게 집중됐던 권한을 오히려 조직원들에게 내놓음으로써 조직 전체를 활성화하는 리더십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농협중앙회 전무이사는 비상임이사인 회장 다음 직급으로 일반 회사의 부회장에 해당한다.

윤 전무는 이번 사업구조 개편에 대해 “시대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경제부문(농축산물 유통사업)은 농산물 시장개방과 일반 유통업체들의 대형화로, 신용부문은 금융시장의 글로벌화로 경쟁이 격화돼 기존 시스템으로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일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그는 “1중앙회 2지주 체제는 사업부문별 경쟁력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형태”라고 소개했다.

농협은 작년 4월 대규모 전산장애가 발생하면서 정보기술(IT)부문이 낙후돼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는 “IT부문 인프라 구축에 투자를 대폭 늘리는 것은 물론 관련 임직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약속하고 전문가 영입을 통해 실력을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전무는 “종전엔 순환보직 체제에 따라 IT 담당자도 승진하면 일선지점 근무를 하도록 했지만 IT 업무가 힘들다 보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는 IT 담당자는 승진 후에도 IT 업무에 종사하도록 보직 체계를 분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지금보다 높은 수준의 복리후생과 빠른 승진 등 ‘당근’을 충분히 주겠다고 했다. 39가지 IT부문 개혁 과제들을 선정, 하나씩 해결하는 식으로 사업구조 개편 후에도 IT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도 약속했다.

한편 윤 전무는 정부가 약속한 1조원 현물출자가 지난 2월까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시간을 두고 천천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농협법에 정한 면세 시한인 3월1일을 넘겨 금융지주에 출자가 이뤄지면 농협 입장에선 약 385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그는 이에 대해 “정부가 법의 취지를 반영해 출자금에 세금을 물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1971년 농협에 입사한 윤 전무는 양곡부장, 경기지역본부장, 중앙회 상무와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장 등을 거쳤다. 전국의 농협조합장 선거도 2015년 3월11일 하루에 동시에 치르는 방안을 처음 제안하는 등 다양한 개혁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스스로 ‘커뮤니케이션이 전공’이라고 여길 정도로 내외부와의 소통과 문제해결에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