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경제ㆍ금융지주 출범] "지역조합 임직원 위한 MBA 개설…年 3만명 금융전문가 길러낼 것"

인터뷰 - 최종현 농협 상호금융대표
“상호금융 MBA(경영자과정)를 만들어 해마다 농협 지역조합 임직원 3만명을 금융 전문가로 길러내겠습니다.”

최종현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57·사진)는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 2년간 전국 1165개 지역조합 운영을 지휘하게 된다. 농협 상호금융 부문이 대표이사 체제로 재편된 후 첫 수장이다. ◆MBA과정으로 금융전문가 육성

농협 지역조합은 2금융권이지만 규모는 시중은행을 능가한다. 작년 말 기준 총수신이 209조원으로 국민은행(207조원)보다 많다. 여신규모는 145조원에 이른다. 전체 상호금융 시장 점유율은 50% 수준이다.

덩치가 큰 반면 관리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다. 금융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조합 임원을 맡는 일이 적지 않다 보니 무리해서 고금리 예금을 약속하거나 대출 리스크를 제대로 평가하지 않는 일도 자주 벌어졌다. 최 대표가 가장 많이 고민하는 숙제다. 그는 “상호금융 부문을 양적으로 성장시키기보다는 내실을 기해야 할 때”라며 구체적으로 △임직원 교육을 통한 업무능력 제고 △업무영역 확대로 경쟁력 강화 △조합 운영 시스템 보강 등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우선 조합 신용책임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상호금융 MBA라고 불리는 ‘리더웨이’ 과정을 만들 계획이다. 초급 책임자과정을 거쳐 핵심 인재에게는 예비지점장 과정을 수강토록 하고, 지점장 이상에는 상호금융 경영자과정을 듣게 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진짜 경영학 석사 수준의 실력을 갖추도록 교육할 예정”이라고 했다. 당장 올해부터 37개 과정에 3만명이 수강토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체계적인 금리결정 시스템 도입단순 예금·대출 위주의 상호금융 업무영역을 대폭 넓히는 방안도 추진한다. 최 대표는 “지역조합도 이제는 바로 옆 건물의 시중은행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펀드 등 수익증권 판매와 당좌예금 유치, 외환거래가 가능하도록 해달라고 정부와 국회 등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환전 정도는 해 주고 있지만 농촌의 다문화가정에서는 외국의 처갓집에 송금하려는 수요 등이 적지 않다”고 예를 들었다. 상호금융이 금융 전문기관으로 기능하려면 지나치게 제한된 업무영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또 “보험·카드·증권 등 농협금융지주 자회사와 업무 제휴를 확대해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주먹구구식 금리 결정 관행은 없애겠다고 했다. 종전엔 지역조합의 조합장·전무·상임이사 등 3~4명이 예금·대출금리를 결정하곤 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는 지역조합을 위한 금리 결정 시스템을 구비하고, 기업대출 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는 신용평가 모델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또 농협은행에서 지역조합에 예금하는 것보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특별판매(특판) 예금을 내놓아 ‘역금리’ 문제가 벌어지거나, 지역조합에 없는 신상품을 도입해 조합 고객을 빼앗기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중간에서 조정할 계획이다.

◆유통부문 계약재배 확대

농협의 주된 역할 중 하나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랑방’ 노릇이다. 법률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거나 농업인 장학사업 등 사회환원이 활발히 이뤄지도록 하고, 민원서류 발급기도 조합에 설치하겠다고 그는 설명했다. 유통부문의 계약재배(포전매매)를 확대해 안정적인 농가 소득 창출을 돕겠다고 강조했다.최 대표는 이를 통해 2020년까지 지역조합의 총자산을 372조원, 예수금 340조원, 대출 227조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현재 연 2조2000억원 수준인 순이익 규모도 8년 후엔 4조1000억원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