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글로벌 경영 '효과'…SK, 1~2월 수출 사상 최대

SK그룹 내 제조업 계열사들의 1~2월 수출이 10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SK그룹의 올해 전체 수출액이 처음으로 60조원을 돌파하고 수출비중도 7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닉스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영토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최태원 그룹 회장의 강력한 수출 정책이 뒷받침 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2일 SK는 지난 1~2월 SK이노베이션 등 7개 제조 계열사의 추정 실적을 집계한 결과, 14조9000억원 매출에 10조6000억원의 수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K 제조업 계열사는 SK이노베이션 계열의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와 SK케미칼, SKC, 하이닉스 등이다.

이는 전년 동기 7조8000억원에 비해 약 36% 증가한 것으로 역대 1, 2월 실적 중 최고치다. 수출 비중도 71.1%를 기록해, 사상 처음으로 70%대를 넘어섰다.

SK는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1분기 수출액이 1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치였던 지난해 1분기의 8조9700억원을 배 가까이 웃도는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수출 비중이 95%를 웃도는 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이 10조39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수출 60조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 수출기업의 통상적인 잣대로 치는 수출비중 70%를 넘어서는 실적을 올린 것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SK는 최 회장의 강력한 수출 드라이브 정책이 주효해 이같은 수출 증가를 이끌어 냈다고 강조했다.

SK그룹 제조업 계열사(하이닉스 제외)의 수출은 10년 전인 2002년만 해도 5조원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 함께 최 회장의 글로벌 경영이 본격화한 2007년 20조원에 이어 2009년 23조원, 2010년 29조원 등으로 급증했다.

수출 비중도 최 회장 취임 전인 1997년 30.8%에 그쳤으나, 2006년 50.3%로 처음 50%를 돌파했고 2010에는 56.4%로 높아졌다. 이에 더해 지난해에는 수출액이 45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수출 비중도 62%로 처음으로 60%대에 진입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호주, 브라질, 터키,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중국 등 20여개국을 돌며 SK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통해 스페인 렙솔사와의 윤활기유 합작공장 추진, 터키 도우쉬그룹과의 인터넷사업 협력, 터키 화력발전 사업 진출, 중국 시노펙과의 석유화학 공장 설립 양해각서(MOU) 체결 등 성과를 이끌어냈다.

SK는 글로벌 전략의 성과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19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2002년 투자액 3조원의 6배가 넘고, 지난해 9조원에 비해서도 두 배를 웃도는 것이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