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社 1병영] "군대가 인생 공백기?…내 인생 최고의 스승"

제대 10년 안팎 이구동성

순발력·판단력·협동심 배워
지덕체 함양 최고의 훈련장
현역 사병에겐 사회인으로 활동중인 30대 초중반 예비역 선배의 조언이 특히 소중하다. “군에서 배운 것이 온전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는 것이 이들의 공통된 평가다. 외아들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현실에서 지덕체(知德體)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덕목을 키워주는 군의 교육적 기능은 앞으로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전자부품 전문기업 이라이콤(대표 김중헌)의 김성익 상무(31)는 군 생활에서 얻은 가장 큰 자산으로 판단력과 협동심을 꼽는다. 그는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경기 성남(K-16)에서 카투사(KATUSA)로 복무하면서 헬리콥터의 이·착륙을 관리하고 통제했다. 김 상무는 “제대하고 나서야 군에서 순발력과 판단력, 협동심을 배웠음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충남 아산에 자리한 화인기업의 윤화영 대표(35)는 “군대에서 철이 들었다”고 자평했다. 경기 김포 해병2사단에서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복무한 윤 대표는 군 생활에서 건설 분야에 소질이 있음을 깨닫고 제대 후 토목공학을 4년 넘게 공부한 뒤 강관압입전문건설업체인 화인기업을 창업했다.

무림페이퍼 전략경영팀에서 근무하는 이성용 대리(34)는 군 생활을 통해 사람 사귀기에 스스럼이 없어졌다. 이 대리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좋아하면서도 먼저 다가서는 게 쉽지는 않았다”면서도 “제대 후 숫기가 부쩍 늘어 180도 달라졌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군대 가기를 꺼리는 큰 이유 중 하나로 ‘군대=인생의 공백기’라는 선입견이 꼽힌다. 그렇지만 군 생활을 효율적으로 보낸다면 리더십 순발력 문제해결능력 협동심 체력 등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