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ㆍ무용ㆍ미술 넘나드는 '퓨전공연'의 달콤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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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봄' 22일 개막연극 무용 미술 음악 영화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국제다원예술축제 ‘페스티벌 봄’이 오는 22일 개막한다. 기존 예술 형식에서 벗어나 장르 간 교류를 근간으로 하는 실험적 창작예술제다.
6회째를 맞는 올해에는 미국 독일 일본 등 11개국 예술가들이 참가해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공연 22편을 선보인다. 개막작은 독일 연출가 르네 폴레슈의 1인극 ‘현혹의 사회적 맥락이여, 당신의 눈동자에 건배!’다. 독일의 정상급 배우 파비안 힌리히스가 세계 금융위기의 원인을 신체극과 강연극으로 풀어낸다. 지난해 개막작으로 예정됐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여파로 공연이 취소됐던 작품이다.
독일 극단 쉬쉬팝의 ‘유서’와 미국 극단 네이처 시어터 오브 오클라호마의 ‘삶과 시절:에피소드1’도 개막작과 함께 최근 연극계의 큰 흐름인 ‘포스트 드라마 연극’의 현주소를 보여준다. ‘유서’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단원들이 실제 아버지와 무대에 등장, 세대 간의 불편한 대화를 통해 화해에 이른다. ‘삶과 시절’은 친구들과의 전화통화 내용 등 평범한 일상 이야기를 파노라마처럼 풀어놓는다. 국내 젊은 작가들 역시 새로운 형식과 실험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안무가 장현준은 ‘극장발생’에서 신체로 시공간을 새롭게 구성한다. 남화연은 퍼포먼스 ‘이태리의 정원’에서 무용가 최승희의 기록을 중심으로 춤과 인생을 탐구한다. 홍성민은 ‘더 무비’에서 영화의 화면과 더빙을 불일치시키는 작업을 통해 영화와 연극 간의 간극을 실험한다.
용산역 대합실에서 소설가 김연수 등 한국 작가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아르헨티나 연출가 마리아노 펜소티의 퍼포먼스 ‘가끔은 널 볼 수 있는 것 같아’도 눈길을 끈다. 페스티벌 봄은 4월18일까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아르코예술극장, 두산아트센터 등에서 펼쳐진다. (02)730-9616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