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점포] 경기 하남시 덕풍동 '루나리치', 이탈리아식 화덕피자 입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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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인구 적은 변두리 지역서 月매출 3500만원경기도 하남시 덕풍동에서 화덕피자전문점 ‘루나리치’를 운영하고 있는 한용식 사장(33·사진). 가게 주변에 상가는커녕 유동인구조차 드문 곳이다. 가게 문을 열기 전 창업전문가들조차 말렸다. 그런 곳에서 하루 100만~200만원 매출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거의 모든 창업자들이 인구가 밀집된 주택가나 유동인구가 많은 상업지역에서 점포를 잡으려고 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입지 선택이다.
이 가게 일대는 원래 건축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공터였다. 지난해 4월 단층건물 하나가 새로 들어섰고, ‘루나리치’가 그 안에 문을 열었다. 115㎡(약 35평) 규모의 점포를 오픈하는 데 총 2억원이 들었다. 매장 바깥에 테라스를 만들고, 매장 전면을 통유리로 시공하는 등 입지의 약점을 커버하느라 시설비가 더 들어갔다. 하지만 새로 지은 건물이라 권리금이 없다는 게 이점이었다. 한 사장은 “택지개발이 완료된 인근 상업지역은 분양가와 월세가 덩달아 올라 장사로 이익을 내기 힘든 수준에 달했다”며 “높은 임대료를 피하면서도 차를 가지고 편하게 외식하러 올 수 있는 입지를 고르다 이곳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이 가게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몰려 있는 미사대로에서 풍산택지지구 쪽으로 빠져나온 이면도로변이다. 유동인구가 있을 리 만무하다. 1차상권 안에 아파트단지가 자리잡고 있지만, 걸어오기에는 다소 먼 거리다. 고층에서 내려다보면 외로이 문을 열고 있는 가게가 내려다보이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한 사장은 “가게 자리를 점찍어 놓고 창업컨설팅을 의뢰했더니 전문가들은 상권이 형성된 지역이 아니어서 매출이나 수익 분석이 안 된다며 고개를 내저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도심을 벗어나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이나 젊은 가족들이 외식하기에 적합한 아이템이어서 입소문만 나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해 지금의 자리를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이 가게는 1만원대의 화덕피자 14종과 파스타 14종, 리조토, 샐러드, 커피, 차, 와인 등의 메뉴를 갖추고 있다. 주 고객층은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의 연인과 부부 등 커플 손님들이고 주부 모임 예약도 많이 들어온다. 이탈리아식 화덕피자는 미국식 피자와 달리 일절 첨가물이나 가공물 없이 천연재료를 사용한 소스와 피자 도우를 재료로 한다는 게 특징이다. 한 사장은 중형 매장으로는 이례적으로 테이블을 매장 내부에 9개, 테라스에 3개만 배치했다. 이처럼 공간에 여유를 둔 것은 고객들에게 슬로푸드의 여유로움을 주기 위해서란 설명이다. 이 가게는 방문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매출이 꾸준히 상승, 월평균 350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031)791-6886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