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속질주 엔터株, 급제동…고평가 논란 확산되나

엔터주(株)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엔터주에 부여하고 있는 밸류에이션(기업가지 대비 주가 수준) 프리미엄이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전날 종가 5만1700원보다 낮은 5만1000원을 제시해 사실상 '매도'를 권고했다. 엔터주 내에서 투자의견 하향과 현재가 보다 낮은 목표주가가 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와이지엔터의 주가가 지난 2011년 11월 23일(무상증자 전 공모가격 3만400원) 공모 후 큰 폭으로 상승했으나 올해 주가수익비율(PER)이 이미 25.1배에 달하고 있어 고평가 상태"라고 지적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올해 실적 기준 PER은 에스엠이 14.1배, 로엔이 16.2배다. 국외의 경우 일본 엔터업종내 1위 업체인 아벡스 그룹(Avex Group)이 7.4배 수준에 불과하다.

정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경쟁력은 소속 계약 아티스트에 집중되어 있으며 아티스트들의 인기도 변화 등으로 영업실적 변동성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 "과도한 프리미엄 부여는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미래에셋증권은 와이지엔터의 올해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69.4%, 74.7% 증가한 1322억원, 2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터주의 과열 양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짐에 따라 다른 엔터주에 부여되고 있는 밸류에이션의 적정성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LIG투자증권은 최근 에스엠에 대해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의 연예인들이 일본 및 해외시장 진출로 기업가치 상승이 전망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7만2000원을 신규 제시했다. LIG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동종업체에 적용한 목표 PER 29.6배를 적용해 산출된 것이다. 30배에 가까운 밸류에이션이 부과된 것. 정유석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엔터테인먼트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초입 국면"이라면서 "산업이 성장을 시작할 때 기업의 시가총액은 순이익의 30.0배를 훨씬 웃돌기 때문에 목표 PER 29.6배는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시장에서 바라보는 엔터주는 바이오주와 비슷한 시각을 보이고 있다"면서 "바이오주가 신약 기대가 반영되는 것처럼 국내 엔터주에는 해외 시장 성장 기대가 반영되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은 있다"면서 "이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현재 주가 수준을 차익실현 기회로 삼는 전략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우철 연구원도 "2012년 엔터테인먼트 업종 PER이 15.9배인 반면에 와이지엔터는 이미 25.1배에 달하고 있다"면서 "현재 주가를 차익실현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오후 1시27분 현재 와이지엔터는 전날대비 3.87% 내린 4만9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흘째 내리막을 걷고 있다. 엔터 대장주인 에스엠은 나흘 만에 소폭 반등하고 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