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3인방' 갈등에 지연된다는데…

여의도 Wi-Fi

정홍원·권영세·현기환, 김무성 탈락 놓고도 대립
새누리당 공천 작업이 부진한 데는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핵심 3인방’인 정홍원 공천위원장, 권영세 사무총장, 친박(친박근혜)계 현기환 의원의 의견 대립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천위 핵심 관계자는 “세 사람은 민감한 지역구의 공천 문제를 논의할 때마다 대립한다”며 “이들의 갈등 때문에 공천이 지연되는 측면이 있다”고 14일 말했다.

특히 김무성 의원(부산 남을) 공천 탈락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 의견 조율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였다. 정 위원장은 김 의원이 컷오프 여론조사 하위 25%에 포함됐으니 공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권 총장과 현 의원은 부산지역 선거를 위해서라도 예외를 둬야 한다고 맞섰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한발짝도 나갈 수 없었다. 결국 김 의원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힌 다음에야 논의의 진전이 가능했다.친이(친이명박)계 중진인 A의원을 탈락시키는 과정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현 의원이 “A의원을 낙천할 경우 친이계의 반발이 우려된다”고 제동을 걸었지만 정 위원장은 원칙론을 고수해 이를 관철시켰다. 영남권 B의원 공천은 권 총장이 강하게 반대했지만 정 위원장과 현 의원이 찬성하는 바람에 결정이 유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권 총장과 현 의원은 아무래도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쪽이고, 정 위원장은 원칙을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입장일 때가 많다”며 “권 총장과 현 의원도 각각의 입장에 따라 의견이 갈린다”고 설명했다.

정치 신인을 후보로 내세우는 과정에서도 이견 표출이 거듭됐다.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 부산 사상 후보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일부 공천위원은 손수조 씨를, 다른 공천위원은 설동근 전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을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의 다른 신인에 대해서는 당초 현 의원이 반대했지만 권 총장과 정 위원장이 밀어붙였고, 수도권 신인 두 명은 권 총장의 강력한 추천으로 공천권을 따냈다는 후문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