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요구 통했다…화승인더스트리 액면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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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당 5000원→500원화승인더스트리가 소액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주식을 10 대 1로 액면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주주 제안 안건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올 시즌 소액주주 안건이 주총을 통과하는 첫 번째 사례다.
화승인더스트리는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유통 주식 수 확대를 위해 주당 5000원인 액면가를 500원으로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액면분할은 오는 3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화승인더스트리의 발행 주식 총수는 분할 전 553만2000주에서 분할 후 5532만주로 늘어난다. 소액주주 커뮤니티인 네비스탁과 화승인더스트리 소액주주모임인 화승인더스트리 주주경영위원회는 지난 2년여에 걸쳐 회사 측에 액면분할 또는 무상증자를 요구해 왔다. 유통 주식 수가 부족해 발생하는 수급 왜곡 현상을 개선하고 유통 주식 수 증대를 통해 거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다.
주주 제안은 지분 3% 이상의 주주가 제안할 수 있는 권리로 이들은 2009년 12월 화승인더스트리 지분 5.08%를 확보했다. 현재 보유 지분은 6.15%에 이른다. 네비스탁은 올 주총 안건으로 올리기 위해 지난 1월 회사 측에 액면분할을 주주 제안 안건으로 제출했다. 만약 주주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주주명부 열람, 회계장부 열람 등 주주에게 보장된 권리를 이용해 대응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화승인더스트리 경영진은 소액주주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회사측은 “당시 유상증자를 실시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 유상증자를 통해서도 거래 활성화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액면분할의 실효성도 확실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소액주주의 요구를 받아들여 액면분할키로 결정했다. 네비스탁 관계자는 “이사회 결의를 통과해 주총 안건으로 올라가면 통과된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동안 저평가된 화승인더스트리 주가가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