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 선후배 이정치ㆍ김원배, 제약사 대표 나란히 '4연임'

종근당 신임 사장 이경주
다음달로 예정된 일괄 약값 인하를 앞두고 제약업계가 변화 대신 안정을 택했다. 임기 만료를 앞둔 제약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대부분 재선임되면서 조직 안정화에 나섰다.

일동제약과 동아제약은 16일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이정치 회장과 김원배 사장을 각각 대표이사로 재선임했다. 두 사람은 이날 재신임을 받음으로써 4연임에 성공했다. 제약업계에서 오너가 아니면서 10년 이상 회사 경영을 총괄하는 ‘장수 CEO’가 탄생한 것이다.두 사람은 2003년 나란히 CEO 자리에 올라 회사를 진두지휘해 왔다. 이들은 앞으로 3년의 임기를 더 보장받게 된다. 두 사람은 공교롭게도 고교 선후배로, 이 회장이 대전고 5년 선배다.

이 회장은 고려대 농대, 김 사장은 서울대 약대를 졸업한 뒤 각각 일동제약과 동아제약 연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연구원 출신이란 공통점도 이채롭다. 두 사람은 오너의 신뢰가 두터운 데다 어려운 경영환경 아래서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다.

이들 외에도 이종욱 대웅제약 사장, 김윤섭 유한양행 사장, 조순태·이병건 녹십자 사장 등이 이날 주총에서 재선임되는 등 제약사들이 대부분 기존 CEO를 유임했다.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달리는 말을 갈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유한양행은 최상후·김윤섭 공동대표에서 김윤섭 단독대표로 변경됐다. 또 올해까지 3연임한 김정우 종근당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대표이사 직함을 자회사인 경보제약 이경주 사장에게 물려줬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