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산 新르네상스] 무학, 부산·경남 통합시장 개척…"창원공장으로 제2 도약"

'좋은데이' 5년새 4억병 넘게 팔려
부산 70% 점유율…전국 3위'우뚝'
경남지역 대표 소주회사인 무학이 부산시장 공략에 성공, 부산과 경남 통합시장 시대를 열어가며 수도권 공략도 꿈꾸고 있다. 부산기업들이 경남으로 공장을 이전하거나 사업을 확장해 성공하는 경우는 있어도 경남기업이 부산시장을 공략에 기반을 잡는 것은 드문 일이다.

무학 최재호 회장은 “부산과 경남은 원래 한 뿌리인 만큼 술맛에서도 통하는 부분이 많다”며 “부산소주와 선의의 경쟁을 통해 좋은 제품을 선보여나가겠다”고 밝혔다.무학의 부산공략 거점은 지난해 문을 연 사상구 학장동의 부산물류센터. 부산시내에서 서부산권 길목에 해당되는 이곳에 대지 3682㎡ 규모로 자리잡았다. 공격적인 마케팅 강화와 주력제품인 저도소주 ‘좋은데이’의 시장안정화를 위해 설립한 것.

1929년 3월 마산에서 소화주류공업사로 출발해 1965년 무학양조장, 1973년 무학주조로 이름을 바꾼 뒤 올해로 83년 역사를 맞은 무학이 경남에서 벗어나 친부산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지역 밀착형 판매촉진과 사회공헌 활동을 다각적이고 체계적으로 진행해 고객과 지역의 눈길을 끌겠다는 것이다.

무학의 지난해 성적표는 매출 1957억원(영업이익 551억원)으로 전년보다 22.8%(영업이익 35.8%)나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소주시장이 0.1% 축소되는 속에서도 이 같은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무학 측은 설명했다. 부산공략의 신병기인 ‘좋은데이’를 출시한 지 5년 만에 4억2000만병을 판매했다. 부산과 울산 경남 소주시장 중 부산시장에서 70% 가까운 시장을 점유한 것. 저도소주(16.9도) ‘좋은데이’의 발매는 당시만 해도 모험적인 시도였다. 하지만 성공을 거두면서 무학은 전국 3위의 소주회사로 올라섰다.

과음을 하는 고객보다 편안하게 즐기는 분위기에 어울리는 제품을 만든 덕택에 ‘사람과 사람이 통하는 부드러운 소통의 소주’라는 소문과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매출이 껑충 뛰었다. 지리산 암반수로 만든 파격적인 순한 소주라는 의미지를 내세운 마케팅도 성공을 거둔 원인이라고 무학 측은 분석했다.

무학은 최근 지역 융화를 위해 사회공헌에 힘을 쏟고 있다. 경남지역에서 실시하던 대학발전기금 기부를 부산울산지역으로 확대해 지역발전을 위한 인재육성에도 나섰다. 지역의 우수한 문화예술인을 지원하기 위해 ‘무학 비엔날레’도 개최한다. 무학문화교육장학재단은 단순한 장학사업만 벌이지 않는다. 결연아동이 대학졸업 후 사회진출 때까지 매월 생활자금을 지원하고 멘토 역할도 해준다. 결연아동의 성공적인 인생설계가 가능하도록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무학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창원 1공장에 첨단 생산설비를 보완 중이고, 오는 9월 가동을 목표로 창원2공장 공사를 벌이고 있다.

최재호 회장은 “무학이 만든 소주 ‘좋은데이’와 막걸리 ‘막끌리네’는 기업가의 이념을 담은 경남지방 사투리로 이름을 지었다”며 “앞으로 수도권 시장도 공략해 무학의 술을 전국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창원=강종효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