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뭐가 문제냐"…삼성 사장단 한목소리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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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잘못된 인식과 관행 여전…바뀌는데 시간 걸린다"
김순택 부회장 "정도 걷는 것이 회사에 도움된단 생각가져야"
삼성테크윈 부정부패, 담합, 공정위 조사방해까지, 글로벌 기업 삼성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직접 "그룹에 비리가 만연해 있다"고 강하게 질책하며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라"고 주문하고 있지만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진 않고 있다.
오히려 휴대폰 가격 부풀리기 의혹을 조사하러 온 공정위 직원들을 가로막고, 관련 서류를 폐기하는 등 조직적 방해를 한 탓에 역대 최고액인 4억원의 과징금까지 부과받았다. 이 회장이 격노한 것은 물론 내부 직원들조차 "아이들 보기 부끄렀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일 수요사장단회의 차 서초사옥에 모인 김순택 미래전략실 부회장과 계열사 사장단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평소보다 긴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부회장은 사장단에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겠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사장들의 공통적인 대답은 "지난해부터 준법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행동의 변화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잘못된 인식과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는것 같다"였다.
"이번 일을 통해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사장들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챙긴다면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사장들은 "누구나 잘못된 게 있을 때는 덮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지만, 이걸 공개, 인정하고 바로잡는걸 자연스럽게 만들자"고 건의했다.김 부회장은 사장단에게 "정부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는 명백한 잘못"이라며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가 혹 회사를 위한 것이라 여겼다면 진정 그릇된 인식"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무엇이 잘못됐는지 자기반성을 하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법과 윤리를 위반하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징계 수위를 높일 것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공정위 조사방해를 주도한 임직원에 대해 내부 절차에 따라 강한 징계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이날 또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에게 공정위 조사방해 건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반응을 사장단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이 부사장이 사내 통신망에 올라온 직원들의 의견을 읽어주자 사장들은 착찹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다수 직원들은 "아이들 보기 부끄럽다" "열심히 일해 쌓아올린 이미지가 물거품이 됐다" 는 등 비난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쏟아냈다.
사장들은 그러나 "임직원들이 이번 잘못에 대해 고쳐야 한다 생각하고, 당당하게 의사표현을 하는 걸 보면 바뀔 수 있다"며 "잘못된 행동을 하면서 이것이 '회사를 위한 일'이라 여기던 관행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 부회장은 "무엇보다도 실천이 중요하다"며 "정도(正道)를 걷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서, 외부로부터 존경받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 달 담합에 연루된 직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해고 등 중징계를 내린다는 내용의 '담합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경쟁사와 정보를 주고받지 못하도록 이메일 필터링 시스템을 모든 계열사로 확대하고, 사업 상 불가피하게 경쟁사 직원과 만날 경우 사전에 이를 보고하도록 했다. 이외 계열사별로 정기 모니터링과 불시 현장점검을 병행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김순택 부회장 "정도 걷는 것이 회사에 도움된단 생각가져야"
삼성테크윈 부정부패, 담합, 공정위 조사방해까지, 글로벌 기업 삼성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직접 "그룹에 비리가 만연해 있다"고 강하게 질책하며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꿔라"고 주문하고 있지만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나진 않고 있다.
오히려 휴대폰 가격 부풀리기 의혹을 조사하러 온 공정위 직원들을 가로막고, 관련 서류를 폐기하는 등 조직적 방해를 한 탓에 역대 최고액인 4억원의 과징금까지 부과받았다. 이 회장이 격노한 것은 물론 내부 직원들조차 "아이들 보기 부끄렀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일 수요사장단회의 차 서초사옥에 모인 김순택 미래전략실 부회장과 계열사 사장단들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 평소보다 긴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김 부회장은 사장단에게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야 겠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사장들의 공통적인 대답은 "지난해부터 준법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행동의 변화로 이어지진 않았다"며 "잘못된 인식과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는것 같다"였다.
"이번 일을 통해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사장들이 강한 의지를 가지고 챙긴다면 바뀌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일부 사장들은 "누구나 잘못된 게 있을 때는 덮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지만, 이걸 공개, 인정하고 바로잡는걸 자연스럽게 만들자"고 건의했다.김 부회장은 사장단에게 "정부의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행위는 명백한 잘못"이라며 "조사를 방해하는 행위가 혹 회사를 위한 것이라 여겼다면 진정 그릇된 인식"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무엇이 잘못됐는지 자기반성을 하면서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법과 윤리를 위반하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징계 수위를 높일 것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공정위 조사방해를 주도한 임직원에 대해 내부 절차에 따라 강한 징계 조치를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회장은 이날 또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 부사장에게 공정위 조사방해 건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반응을 사장단에게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이 부사장이 사내 통신망에 올라온 직원들의 의견을 읽어주자 사장들은 착찹함을 감추지 못했다. 대다수 직원들은 "아이들 보기 부끄럽다" "열심히 일해 쌓아올린 이미지가 물거품이 됐다" 는 등 비난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쏟아냈다.
사장들은 그러나 "임직원들이 이번 잘못에 대해 고쳐야 한다 생각하고, 당당하게 의사표현을 하는 걸 보면 바뀔 수 있다"며 "잘못된 행동을 하면서 이것이 '회사를 위한 일'이라 여기던 관행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 부회장은 "무엇보다도 실천이 중요하다"며 "정도(正道)를 걷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서, 외부로부터 존경받는 회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 달 담합에 연루된 직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해고 등 중징계를 내린다는 내용의 '담합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았다. 경쟁사와 정보를 주고받지 못하도록 이메일 필터링 시스템을 모든 계열사로 확대하고, 사업 상 불가피하게 경쟁사 직원과 만날 경우 사전에 이를 보고하도록 했다. 이외 계열사별로 정기 모니터링과 불시 현장점검을 병행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