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유채의 바다에 봄의 설렘 '둥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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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중국 최남단에 자리한 윈난성(雲南省)은 오랜 세월 중국문화의 변방이었다. 중국의 행정구역에 포함된 것은 한나라 때였다. 중원이 늘 정치적 패권을 겨루는 각축장이었던 데 비해 이곳은 패자들이 분루를 삼키며 절치부심하던 은신처였다. 난민들에게도 이곳만한 피난처는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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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세계에서 격리되다 보니 이곳만큼 원시적 자연이 제대로 보존된 곳도 드물었다. 오늘날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식생의 보고다. 처녀림으로 가득한 갖가지 비경은 마치 선경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중에서도 루오핑현(羅平縣)의 유채밭은 신이 창조한 최고의 스펙터클이라 할 수 있다. 드넓은 평원을 황금빛으로 물들인 유채꽃 물결과 그 위로 불쑥불쑥 솟아난 종 모양의 석회암 구릉은 금빛 바다 위에 떠 있는 앙증맞은 섬을 연상시킨다.
전통적으로 동아시아에서 노란색은 세상의 중심을 뜻했고 황제를 상징했다. 패자의 한숨이 메아리치던 변방이 오늘날 에코투어리즘의 중심으로 거듭난 것은 그 점에서 당연한 일이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