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어머니 품 같은 '우리문화의 원형'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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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 나가면 평소에 무심했던 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깊어진다. 한국에서와는 다른 삶의 방식과 충돌하다 보면 평소 어렴풋하게만 느끼고 있던 우리문화의 실루엣이 분명해진다.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1913~1974)만큼 다양한 문화권 속에 자신을 몰아넣으며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고민한 작가도 드물 것이다. 음양사상의 두 축인 해와 달, 선비 정신의 표상인 매화는 그렇게 해서 찾은 대표적인 우리 문화의 원형이었다. 그 형태는 구체적 형상이라기보다는 추상적 원형에 가깝다. 그러나 서구의 추상이 전통의 부정, 형태의 해체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데 비해 김환기의 추상은 우리 것에 대한 사랑과 실재하는 형상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 추상적 서정의 세계는 어머니 품처럼 따스한 손길로 우리 마음을 감싼다.김환기 대표작은 서울 중림동 한경갤러리 ‘아트상품 컬렉션’전에서 프린트 판화로 만날 수 있다. 박수근 장욱진의 작품도 함께 관람객을 맞이한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