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 李대통령 "핵테러 방지 국제공조 필요"…오바마 "행동으로 보여주자"
입력
수정
정상회의 개막연설“핵 테러는 실존하는 위협이고, 국제사회 모두의 문제다.”
27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주요국 정상들은 “핵 테러에는 국경이 없다”며 각국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정상들은 특히 미래 세대의 평화와 안전, 행복을 지켜주기 위해 전 세계적인 핵안보 협력이 ‘말’에만 그치지 않고 ‘실천’에 옮겨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개막사에서 “세계 도처에는 아직도 1600t의 고농축우라늄과 500t의 플루토늄이 존재한다”며 “이는 핵무기 10만개 이상을 만들 수 있는 규모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위험한 핵물질이 테러범들의 손에 들어간다면 우리 인류는 맞서기 어려운 위협과 도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테러단체들이 핵물질을 획득할 경우 이를 사용하는 것을 억제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 도처에 악의적인 행위자가 너무나 많고, 또 취약한 핵물질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많은 핵물질이 필요하지 않다. 단지 소량만 있어도 무고한 시민 수십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며 “과장법을 쓰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핵 테러’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선 세계적 공조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핵 테러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핵 테러의 피해는 어느 한 나라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며 “때문에 국제 공조가 매우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모인 이유”라고 역설했다. 후 주석도 “국제 교류와 협력 강화를 통해 전 세계 핵안보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국제 핵안보 관련 협약의 보편성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는 50여개 국가들이 모여 단지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에 옮길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우리는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취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우리 국민들이 핵 테러 위험으로부터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역설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