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급등에 주유소 경매건수 급증

지난해 434건…45% 늘어
감정가 127억짜리도 등장
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법원 경매에 부쳐지는 주유소도 덩달아 크게 늘고 있다.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은 유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경매로 나오는 주유소가 급증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2007년 110건이던 건수는 2008년 182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09년 236건, 2010년 301건, 2011년 434건 등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05~2007년까지 유가가 비교적 완만한 상승세를 그릴 때에는 경매진행 건수가 2005년 155건, 2006년 127건 등으로 감소추세였다.주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급등하면서 자가용 운전자들이 크게 줄고, 일선 주유소들의 판매이익이 유가인상 폭을 따라가지 못해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경매에 넘어가는 주유소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경매에 나온 주유소 가운데 감정가격이 역대 최고수준인 물건(사진)도 나왔다. 다음달 9일 서울 동부지방법원 경매 2계에서 천호동 458의 3 소재 주유소가 사상 최고인 감정가 127억6900만원에 경매처분된다.

법원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개인 소유의 이 주유소는 토지면적 1009㎡에 사무시설과 4만ℓ용량의 탱크시설 4개, 1만ℓ 용량의 탱크시설 1개, 주유기 9대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주유소가 경매에 나오기 전까지는 경기도 이천시 관고동의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가 역대 최고가(120억100만원)였다. 이 주유소는 세 번 유찰된 끝에 감정가의 71.2%인 74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서울에서는 논현동 주유소 지분 일부가 감정가 74억9400만원으로 경매에 나와 66억2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