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ㆍ과학벨트 효과…충청권에 국내·외 기업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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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MEMC 2억弗·에어프로덕츠 4000만弗 투자올해 들어 과학벨트 조성이 본격화된 대전과 충남·북지역에 국내외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
대정화금·금솔·리켐 등 국내 기업도 잇단 '둥지'
지난해 5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 입지가 충청권에 확정되면서 올해 들어 기업들의 투자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과학벨트는 대전이 거점지구에, 충남 천안·연기(세종)와 충북 청원(오송·오창)은 각각 기능지구로 확정됐다. 이곳에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이는 기초과학연구원과 각 연구단, 중이온가속기 등이 설치된다.충남도 관계자는 “지난해 과학벨트가 충청권에 확정되면서 올해 들어 기업들 문의가 부쩍 늘었다”며 “과학벨트 호재가 상당기간 기업들 투자를 활발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최근 미국 글로벌 기업들을 잇따라 방문하고 과학벨트 기능지구인 충남 천안과 아산에 공장 건설을 내용으로 하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반도체용 실리콘웨이퍼를 생산하는 MEMC는 천안 2만5000㎡에 2억달러를 투자해 300㎜ 실리콘웨이퍼 생산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연간 실리콘웨이퍼를 20만장까지 생산한다.
이 회사는 1959년 반도체칩 원료인 웨이퍼 제조 전문기업으로 설립됐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세계 6개국에서 9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종업원 4900명에 연매출이 20억달러다.산업용가스 분야 세계 4위 기업인 에어프로덕츠도 아산에 산업용가스공장을 증설한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웨인 미첼 에어프로덕츠 전자부문 사장은 지난 2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 에어프로덕츠 본사에서 투자유치협약(MOU)을 체결했다. 에어프로덕츠는 내년까지 4000만달러를 투입해 1만775㎡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특수가스는 삼성전자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삼성코닝 등에 공급된다. 1940년 설립된 에어프로덕츠는 산업용 특수가스 제조 기업이다. 종업원 1만8900여명에 연매출은 100억달러다. 안 도지사는 “이번 미국 기업들의 투자 결정은 충남이 과학벨트로 다져지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이들 기업의 사업 성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과학벨트 거점지구인 대전 대덕특구에는 국내 시약 제조 3대업체 중 하나인 대정화금이 새둥지를 틀기로 했다. 대정화금은 연내 1차로 30억원을 들여 대전테크노밸리에 공장을 착공한다. 이후 2차로 과학벨트 개발 여건에 맞춰 기업 전체를 현재 경기 시흥에서 대전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대정화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시약 5000여 품목을 국산화한 기업이다. 생산된 시약은 국내 기업 및 병원, 학교, 연구소와 일본, 이란 등에 수출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5% 성장한 560억원이었다. 송기섭 대정화금 대표는 “타 지자체의 수차례 이전 권유에도 불구하고 과학벨트 거점지구인 대전에 이전하기로 결심했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장학재단 설립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과학벨트 호재로 충북 등 인근지역에도 기업들이 몰리고 있다. 충북 보은에는 전남지역 기업인 금솔 등 3개 기업이 공장을 신설하기로 했다. 금솔은 진공청소기 부품과 도로교육안전표지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2015년까지 122억원을 투자해 1만7178㎡ 부지에 5454㎡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보일러 환수자동차단밸브를 생산하는 다현코리아도 2014년까지 108억원을 투자해 1만3528㎡ 부지에 1000㎡ 규모의 제조공장을 건립한다. 또 아태라이스시스템도 2014년까지 124억원을 들여 1만1260㎡ 부지에 2314㎡ 규모의 공장을 짓기로 했다.이와 함께 2차전지 전해액 첨가제와 용매, LCD와 반도체 공정 소재 등을 생산하는 리켐도 충북 옥천 청산산업단지에 2015년까지 148억원을 투자해 3만6300㎡ 부지에 1만3010㎡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과학벨트 구축 효과로 인근지역까지 기업 이전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올해부터 중부권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