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5년來 최저ㆍ영업이익 10% 이상 증가…앞으로 뜰 '무지개株' 담아볼까

현대건설·LG 등 7개 종목 "주가 바겐세일 수준"
외국인, 저평가 종목 사들여

은행주 PBR 1배 미만 '매력'

의류 음식료 금융 등 내수주를 중심으로 저평가주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2009년보다도 낮은가 하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종목도 적지 않다.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주 위주로 주가가 오르면서 나머지 업종에서는 기업 가치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지 못한 종목이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종목은 저평가된 동시에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돼 1분기 어닝시즌(실적 발표 기간)을 계기로 재평가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개 종목 PER 5년래 최저한국경제신문이 1일 우리투자증권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29개 종목의 PER이 최근 5년(2007~2011년) 중 최소값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 기업 중 2007년 이후 매년 흑자를 유지한 곳을 대상으로 저평가 종목을 뽑아낸 결과다.

이 중 7개 종목은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모멘텀까지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LG패션 국순당 웅진씽크빅 네오위즈게임즈 LS산전 등 내수주 중에서 PER이 낮으면서 1~2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이 많았다.

비내수주 중에서는 현대건설과 LG가 저평가된 동시에 실적 개선폭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현대건설의 PER은 12.45배로 코스피지수 평균보다는 높지만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 LG의 PER은 6.58배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8.23배보다 낮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PER이 2007년 이후 최저라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라며 “이들 종목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주요 은행주 청산가치에 못 미쳐

PBR이 낮게 평가된 종목도 많았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해 48개 종목이 PBR 1배 미만이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주가가 기업의 청산가치보다 낮다는 의미다.

신한지주(0.81) 하나금융(0.67) 기업은행(0.62) 외환은행(0.60) 우리금융(0.55) 등 주요 은행주가 PBR 1배 미만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은행주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금리 상승으로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주춤해졌고 대출 연체율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PBR 1배 미만 종목 중에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이 있다. SK네트웍스 CJ 한화 롯데삼강 신세계 무림P&P 등은 PBR이 1배 미만이면서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실적 개선되는 종목 선별 필요

시장 수급도 저평가 종목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주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PER PBR이 낮은 종목들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순매수 2위인 SK텔레콤과 4위인 신한지주의 PBR은 각각 0.76배와 0.81배에 불과하다. 하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외에 실적 개선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저평가 종목이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건 사실이지만 실적 악화가 예상되는 종목이 상승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 전반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어 저평가주를 중심으로 한 종목별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PER PBR이 낮으면서 영업이익이 증가세인 종목이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