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수요 급증…별내지구 1억 이상 '웃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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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투자 열기 '시들'…단독주택 '단독질주'아파트가 주류를 이루던 주택시장에 단독주택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전국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하는 단독주택은 전원생활을 원하는 실수요자와 안정적인 월세 수익을 원하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자 모두를 만족하는 상품이다. 취향에 따라 단독주택을 지어 살거나 상가가 딸린 다가구 주택을 지어 임대 놓을 수 있어 인기가 치솟고 있다.
개성 찾는 실수요자 늘어…수익형 부동산 인기도 한몫
수도권 투자금 9억·지방 6억 안팎…상가·원룸 세 놓으면 月300만원
< 별내지구 : 점포겸용 단독택지 >
LH 통합판매센터의 강성용 차장은 “건축기술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되면서 수요층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심 속 전원생활 수요층 급증
LH 단독주택 용지는 점포겸용과 주거전용으로 나뉜다. 이 중 2~3가구를 들일 수 있는 주거 전용은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 LH 관계자는 “계약자 중에는 자녀들과 마당 있는 집에서 살고 싶어하는 30~40대가 많다”며 “한 필지에 집 두 채를 지어 3억원대에 전원생활을 할 수 있는 ‘땅콩주택’ 바람이 작년에 분 이후 단독주택 용지 판매가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동계올림픽 유치, 해군기지 건설, 법원 이전 등 단독주택의 투자가치를 높이는 지역별 개발호재도 투자자를 불러모으는 요인이 되고 있다. 천안 청수지구에서는 법원과 검찰청 이전이 확정되면서 단독주택 매입 경쟁이 벌어졌다. 원주 혁신도시의 경우 작년 하반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된 뒤 단독주택 용지 미분양 물량이 순식간에 소진됐다. LH 관계자는 “LH 단독주택 용지는 신도시의 기반 시설을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신도시가 활성화되거나 호재가 생기면 가격 상승폭도 커 단독주택만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이들도 있다”고 소개했다.◆임대수익까지 일석이조…은퇴자들 관심
단독주택 용지 매입에 나서는 이들 중에는 은퇴를 앞둔 베이비 부머 세대들도 많다. 이들은 1층에 상가, 2~4층에 다가구를 들여 임대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점포겸용을 선호하고 있다.
단독주택 용지는 수도권에선 평균적으로 3.3㎡당 700만원, 지방에선 3.3㎡당 200만원 전후에서 매입할 수 있다. 건축비 3억~4억원(3.3㎡당 300만원대)을 더하면 수도권에선 9억원, 지방에선 6억원 전후에서 수익형(점포겸용) 단독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 임대수익도 짭짤한 편이다. 사상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물금지구 점포겸용 단독주택 용지의 경우 1층에 상가, 2~3층에 다가구주택 4가구를 들일 수 있다. 토지비는 약 1억4000만원(3.3㎡당 200만원 전후), 건축비는 4억2000만원 정도다. LH 경남지역본부의 신종갑 본부장은 “세금 등을 합해 6억원을 투자한 뒤 3층에 주인이 살면서 상가와 원룸 4가구를 세놓을 수 있다”며 “실거주 혜택 외에 월 300만원 전후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5월 정부가 택지지구 내 단독주택의 가구 수와 층수를 늘릴 수 있도록 허용함에 따라 단독주택의 매력은 더욱 높아졌다. 국토부 정책이 발표되자 경기도 남양주시는 별내지구 점포겸용 단독주택의 가구 수 및 용적률 제한을 5가구·180%에서 7가구·200%로 확대했다. 3억3200만~4억5000만원에 분양된 245㎡ 규모의 용지는 규제완화 이후 4억6000만~6억원으로 뛰었다. 이에 반해 2009년 2000만원 수준이던 이 지구 아파트 분양권의 프리미엄은 분양가 아래로 떨어졌다. 다만 투자자들로부터 가장 인기가 높은 점포겸용은 공급물량이 넉넉하지 않다. 그곳에 살던 원주민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는 까닭이다. 또 신도시가 활성화되지 않거나 상권이 죽어버리면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거전용의 경우 환금성이 떨어지는 만큼 실수요 위주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