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대기업 계열사 '실적 비상등'

LS전선 영업익 적자전환…포스코건설 등도 '뒷걸음'
상장 일정에 차질 빚을 듯
사조씨푸드·웅진패스원 등 중견계열사는 실적 호조
▶ 마켓인사이트 4월3일 오전 6시20분 보도

LG실트론 포스코건설 등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대기업 계열 비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이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났다. LS전선은 적자로 전환해 상장 계획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반면 사조씨푸드 웅진패스원 녹십자엠에스 등 중견기업 계열과 우리LED 하나실리콘 등 코스닥 계열 정보기술(IT) 비상장사들은 크게 개선된 실적을 내놓아 올해 IPO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LG실트론 해태제과 등 실적 후퇴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인 포스코 계열 포스코특수강은 매출 1조6628억원, 순이익 1275억원을 거뒀다. 매출은 7.76%, 순이익은 25.12% 증가했다. LG 계열 더페이스샵도 지난해 안정적인 실적을 확인했다. 매출은 3176억원으로 9.86% 확대됐고,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 안팎 늘었다.

반면 대부분의 대기업 계열 IPO 추진 기업들은 후퇴한 실적을 내놨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순이익이 36.98% 급감해 올해 상장 재추진이 어려울 전망이다. 1년 전 우리투자증권 등과 상장 주관계약을 맺은 반도체 실리콘웨이퍼 제조업체 LG실트론은 매출 성장에도 이익은 6~10%가량 줄었다. LS 계열 LS전선은 대규모 순손실로 상장이 불확실해졌다. 지난해 매출은 4조7982억원으로 24.04% 늘어났지만 순손실이 654억원 발생했다. 전북은행 계열 우리캐피탈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어 현재로선 상장이 불가능하다.

IPO가 그룹 재무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된 LIG넥스원과 해태제과도 지난해 실적이 퇴보했다. LIG 계열 LIG넥스원의 순이익은 41.04%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28.2% 줄었다. LIG는 100% 자회사인 LIG넥스원을 상장시켜 그룹 재무리스크를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크라운제과 계열 해태제과는 11년 만에 재상장을 추진 중이지만 지난해 순이익이 44%, 영업이익은 29% 줄어들었다.

○사조씨푸드 녹십자엠에스 ‘약진’반면 중견그룹 계열 IPO 추진기업들은 차별화된 실적을 내놓아 상장 가시성을 높였다. 대우증권과 상장 주관 계약을 맺은 사조그룹 계열 사조씨푸드의 작년 매출은 27.81%, 순이익은 79.59% 급증했다. 한솔그룹 계열 한솔이엠이는 2010년 수백억원대 손실을 냈다가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웅진그룹 계열 웅진패스원은 매출과 이익이 동시에 늘어나는 실적 개선을 확인해 올해 상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녹십자 계열 의료기기 업체 녹십자엠에스도 매출은 87% 늘고 순이익은 158% 급증해 올해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애경그룹과 대일본잉크화학공업(DIC)의 합작법인인 애경화학은 매출이 11.37%, 영업이익이 2.7% 증가하며 견조한 실적을 확인했다.

코스닥 상장사 계열 IT 부품업체들의 실적도 눈부시다. 우리ETI 계열사인 우리LED는 지난해 매출은 214% 불어났고, 순이익은 10배 이상 급증했다. 하나마이크론 계열사인 하나실리콘도 매출 47%, 순이익은 650% 늘어났다. 코원시스템 계열사로 태양전지 제조장비를 만드는 코원솔라도 매출이 4배 이상 늘고 10억원대 이익을 냈다. 리홈 계열사로 밥솥 등을 만드는 쿠첸도 매출 32.42% 확대 속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흑자로 돌아서며 상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