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뛰는 공기업] 한국가스안전공사, 中·말레이서 국내 첫 안전진단 시행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지난 2월 창립 38주년을 맞아 ‘글로벌 가스안전 최고전문기관으로 도약한다’는 새로운 비전을 공식적으로 선포했다.

전대천 사장(사진)은 이 자리에서 중국 회남자(淮南子)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사슴을 좇는 자는 산을 보지 못한다”며 “코 앞의 일에만 매달려 다가오는 위험을 간과하거나 미래에 대한 준비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변화와 도전에 당당히 맞서 세계로 향해 새로운 청사진을 그려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공사는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 △개발도상국에 한국형 가스안전시스템 전파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및 기술경쟁력 확보 등 해외사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각적 제휴로 글로벌 사업 기반 조성

공사는 해외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2010년 7월 해외사업지원처를 신설했다. 관련 조직과 인력을 대폭 강화했다. 호주가스협회(AGA), 미국가스협회, 영국 방폭인증기관(SIRA) 등 해외기관 6곳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보일러·온수기 분야에서 에너지스타 공인시험기관으로 지정받기도 했다. 방폭서비스 기관에 추가로 지정되면서 시험인증 분야의 역할을 강화했다고 공사 측은 덧붙였다.

자동차 부품에 대한 E-마크 인증 대행을 통한 유럽 수출 지원, 가스용 폴리에틸렌(PE)배관 전기융착부 비파괴시험에 관한 국내 표준의 국제기준 등록 등 국내 중소 가스업체에 다양한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한국조세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공사의 지원을 받아 수출된 가스용품 및 방폭기기의 수출 규모가 약 1조6000억원에 달한다”며 “공사의 해외사업 성과를 객관적으로 증명한 조사”라고 전했다.
◆한국형 가스안전시스템 세계 전파

공사는 국내 기술을 개발도상국에 알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 8500만명에 달하는 인구와 높은 성장잠재력을 갖고 있는 베트남을 한국형 가스안전 시스템 전파 대상국 1호로 선정하고, 양국 간 협력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한국과 베트남 간 가스안전 시스템 구축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도 그 일환이다. 이후 베트남에 전문가를 파견하고 3개 분과 11명으로 구성된 베트남 가스안전 시스템 구축 임시조직을 구성했다. 올해는 가스안전기준 및 제도를 전수하고, 베트남 공무원 등 관계자들을 초빙해 가스안전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공사 측은 “베트남 국민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가스를 사용할 수 있게 됨은 물론 한국형 시스템의 구축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등 기타 동남아시아 국가, 그리고 중앙아시아 등지에도 한국형 가스안전 시스템을 확대 전파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가스안전 선진기술 ‘해외로’

공사가 보유한 위험성기반검사(RBI·Risk-Based Inspection) 컨설팅 진단능력은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RBI란 모든 장치의 재검사주기를 획일적으로 정해 적용하던 검사에서 벗어나 개개의 설비에 대한 위험도를 분석, 잠재위험도가 높은 설비를 중심으로 우선순위를 결정해 검사주기를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진단기술이다. 지난해 공사는 RBI 시스템을 GS건설이 수주한 오만 석유개발공사의 원유정제 압축공정 플랜트에 구축했다.

말레이시아 남부 타이탄 케미컬 플랜트에 대해서는 국내 최초로 해외 안전진단을 시행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칭다오 리동화공유한공사 안전진단 용역을 수주했다. 공사 관계자는 “외국 전문 컨설팅 기관으로 국한된 글로벌 안전진단 시장에 공사가 국내 최초로 진출한 사례”라고 자평했다. 박기동 한국가스안전공사 기술이사는 “향후 해외에 진출하는 건설사, 엔지니어링사 및 석유화학회사 등 국내 기업에 RBI 등 공사가 보유한 기술을 널리 알려 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돕겠다”며 “선진 기술도 적극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