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₂50억t 처리할 해저 저장소, 울산 인근 동해 대륙붕서 발견

국토부, 2020년부터 상용화

이산화탄소(CO₂) 50억을 영구적으로 격리 저장할 수 있는 해저지중저장소가 울릉분지 남서부 해역 대륙붕에서 발견됐다. 이에 따라 100만t급 이산화탄소 저장을 위한 해저 저장소의 상용화가 본격화된다.

국토해양부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저장을 위해 연구·개발사업을 벌여온 결과 최근 울릉분지 남서부 해역 대륙붕에서 해저지중저장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발표했다. 위치는 울산에서 동쪽으로 60~90㎞, 울릉도에서 남쪽으로 약 300㎞ 떨어진 수심 150~200m 대륙붕의 퇴적층이다. 이번에 확인된 저장소는 우리나라가 2030년에 이산화탄소 포집저장방식(CCS)에 의해 달성하려는 연간 감축목표량 3200만t을 기준으로 150년 이상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CCS(carbon capture and storage)는 화력발전소, 제철소 등에서 대량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수송해 800m 이하의 해양 퇴적층에 저장·처리하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 저장은 해저 지하 800~300m에 위치하는 다공성 암석층(사암층 등)에 주입해 암석 부피의 10~30%를 차지하는 공극(퇴적물 입자사이의 틈새)에 채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방식은 노르웨이가 세계 최초로 100만t급 해저지중저장 사업에 성공했고 미국 EU 일본 호주 등이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국토부는 올해 정밀 지질탐사를 통해 상세 지질구조를 파악하고 2013~2014년에 시험시추와 주입위치 및 상세 주입설계를 완료하기로 했다. 이어 2015년까지 이산화탄소 저장 대상지를 최종 확정 고시한 뒤 2016년부터 100만t급 실증용 저장소를 설치하고 2020년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번에 울릉분지 주변 해저 지중에서 대규모 이산화탄소 저장이 가능한 후부지를 발굴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에 이르는 모든 공정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국토부는 향후 플랜트 상용화에 따른 이산화탄소 처리비용을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원천기술을 확보해 포집에 t당 20달러, 수송 및 저장에 t당 10달러 등 총 30달러 이하로 이산화탄소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석유가스 탐사 과정에서 얻어진 방대한 자료를 지난 2년여간 연구 분석을 통해 이산화탄소 저장에 적합한 지층구조의 존재를 확인한 것”이라며 “이 사업에 총 9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