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융시장 이번주 '리트머스 시험대' 올라

1분기 어닝시즌|국채 경매|기업공개 8곳|상품시장 약세

S&P500 기업 실적 저조…주식시장 반응여부 촉각
관망세 국채 시장…10, 12일 입찰 결과 주목
상품시장선 헤지펀드 이탈
지난해 여름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에 급등락을 거듭하던 미 금융시장은 10월부터 급속히 안정을 되찾았다. 고용, 주택, 소비 등 미 경제가 완연한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다.

올 1분기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8.14%와 12.0%나 올랐다. 1998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다. 경기회복 신호에 상품가격도 올랐고, 투자자들의 위험감수 성향이 강해지면서 국채 가격은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은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지다. 이번주는 향후 시장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전망이다. 경기회복과 기업실적 개선 속도 둔화에 시장이 얼만큼 민감하게 반응할지가 이번주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1분기 실적 시장 반응은?

이번주에는 10일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를 선두로 미국의 1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문제는 실적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는 점이다. S&P캐피털IQ에 따르면 1분기 S&P500지수 편입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0.95%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률이다.

투자자들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 실적에 주식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지난주 다우존스지수가 올 들어 가장 큰 폭(1.1%)으로 하락한 데다 지난 6일에는 3월 고용지표마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발표되면서 이번주부터 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실적 악화가 반드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낙관론도 있다. 주가가 실적과 무관하게 상승한 경우가 과거에도 많았다는 것. 예컨대 2009년 2분기에도 기업들이 악화된 실적을 발표했지만 S&P500지수는 16%나 올랐다. 낙관론자들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낮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채권·상품시장도 분수령

국채시장은 이번주가 분수령이다. 지난달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 국채를 투매하면서 30년간의 국채 랠리가 끝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3월 고용지표가 둔화돼 투자자들이 일단 국채에 돈을 넣어두고 좀 더 경제상황을 관망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재무부가 10, 12일 각각 실시하는 국채 3년물, 10년물, 30년물 경매는 국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가늠자다.상품시장의 향방도 관심이다. 3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3월 회의록에서 미 중앙은행(Fed)이 추가적 양적완화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헤지펀드들은 옥수수 원유 커피 등 상품에 대한 베팅을 줄이기 시작했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는 지난주 헤지펀드들이 18개 미국 선물옵션에 대한 순매수포지션을 2.8% 줄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품시장 약세가 추세로 자리잡을지도 이번주에 판가름 난다.

◆죽었던 IPO시장 살아날까

1분기 미국 내 기업공개(IPO)를 통한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58.4%나 줄었다. 사모펀드 오크트리캐피털 등 이번주 예정된 8개 IPO의 성공 여부는 이같이 쪼그라든 IPO 시장이 2분기에 되살아날지를 결정짓는 시험대다. 오크트리캐피털의 22억달러 규모 IPO는 2분기 말 실시할 세계적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IPO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