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 투자종목 선택했나요?…총선 치른 해 6번 중 3번 코스피 상승

정책 따라 주가 출렁…업종 선별 투자를
규제 예상되는 통신·금융株 '부담'
가격 인상 기대…음식료·유틸리티 '숨통'
상반기 ‘빅 이벤트’였던 4·11 총선이 끝났다. 19대 국회가 어떤 입법활동을 하느냐에 따라 주가도 영향을 받는 게 불가피해졌다. 전문가들은 선거에 따른 수혜 업종보다는 피해 업종이 많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특정 업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다만 직접적인 규제를 위한 법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적 영향은 적을 전망이다.

○19대 총선 화두는 ‘규제 강화’18대 총선이 실시된 2008년 코스피지수는 선거일(4월9일) 전 30일간 8.0%, 선거일 이후 30일간 3.9% 올랐다. 임기 초반인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데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영향이 컸다. 4대강 사업, 미디어법, 영어 공교육 관련 종목이 크게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19대 총선 후 증시 흐름은 18대 총선과는 다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한 공약이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이윤교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18대 총선의 쟁점이 규제 완화였다면 19대는 규제 강화”라며 “선거 수혜주보다는 피해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야가 초박빙 승부를 벌이면서 선심성 규제가 넘쳐났다”며 “이 같은 상황은 연말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통신주 등은 부담 클 듯총선 후 여야가 힘을 합칠 것으로 예상되는 규제로는 통신요금 인하가 우선 꼽힌다. 음성통화 20% 할인(새누리당)이나 기본요금·가입비 폐지(민주당) 등의 공약이 실현되면 통신주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신주는 각종 규제 위험 탓에 선거가 이뤄진 해마다 시장 수익률을 밑돌았다”며 “이번엔 선거에다 롱텀에볼루션(LTE) 경쟁이 가열된 상황이라 투자심리가 더 약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초부터 정치권의 압박에 시달렸던 유통주와 금융주도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대형마트 중소도시 출점 금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각종 수수료 인하와 골목상권 살리기 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질 경우 규제는 강화될 공산이 크다. 다만 정부와 업계가 지나친 규제에 부정적이어서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

민주당 공약인 출자총액제한제 부활도 증시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출자총액제한제가 부활될 경우 대기업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 등이 지주회사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자금이 필요하게 돼 주가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유틸리티와 음식료주엔 ‘호재’

유틸리티와 음식료 등은 ‘선거 종료’ 자체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로 올리지 못했던 요금을 인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는 선거 전에 억제됐던 요금 인상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며 “유가 상승을 감안할 때 연료 비용 반영을 외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원은 “총선 이후 물가 통제가 완화되면서 가격 인상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음식료업종을 추천했다.

여야의 공약이 실현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선거의 증시 영향은 장기간에 걸쳐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이 1988년부터 2008년까지 치러진 여섯 차례의 총선 이후 30일간 코스피지수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세 차례는 내리고, 세 차례는 올랐다. 주가와 선거의 상관관계가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않은 셈이다. 당장은 총선 결과보다 북한 로켓 발사와 유럽 재정위기, 미국 등의 경제지표가 코스피지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