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여자오픈…'괴력의 여고생' 김효주 장타에 언니들 '쩔쩔'

드라이버샷 거리 266야드…그린 적중률 88% 달해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LPGA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

박세리(35), 신지애(24)의 계보를 이을 ‘대형 신인’이 나타났다. 아마추어 국가대표인 여고생 김효주(17·대원외고2)가 국내 여자프로골프 개막전인 제5회 롯데마트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쟁쟁한 프로 언니들을 제치고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김효주는 15일 제주 서귀포 롯데스카이힐제주CC(파72·6238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기록, 2위 문현희(29)를 9타차로 제쳤다. 특히 첫날부터 한번도 선두를 뺏기지 않은 ‘와이어-투-와이어(wire-to-wire)’ 우승을 달성했다. 아마추어 우승은 2010년 ‘LIG클래식’의 배희경(21) 이후 1년8개월 만이다.

9타차는 아마추어로서 역대 두 번째 최다 타수차 우승이다. 박세리는 아마추어 시절인 1995년 크리스찬디올여자오픈에서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2위 이오순(40)에게 10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아마추어 신분이라 상금을 받을 수 없어 우승상금 1억원은 문현희에게 돌아갔다.

김효주는 이번 우승으로 내년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 LPGA투어 롯데LPGA챔피언십에 초청 선수로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올해는 이미 스폰서 초청 선수로 나갈 계획이어서 2년 연속 출전이 확정됐다.김효주는 이미 선수들 사이에서 쟁쟁한 강자로 소문이 나 있다. 이날 동반플레이를 펼친 문현희는 “프로로서 창피한 감이 있지만 도저히 김효주를 따라갈 수 없었다. 실수를 거의 안 하는 선수다. 국가대표에서도 에이스로 알려져 그를 빼고 2등 경쟁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눈이 커서 ‘개구리 왕눈이’ ‘개구리중사 케로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김효주는 초등학교 6학년 때인 2007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혔고 중학교 3학년 때 국가대표로 발탁됐다. 중2 때인 2009년 하이트챔피언십에서 2라운드까지 공동선두를 달리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제주도지사배, 호심배, 송암배, 일송배 등 주니어 대회 여자부의 우승컵을 휩쓸었다.프로대회는 이번이 10번째 출전이다.

이날 평균 페어웨이 안착률은 93%, 그린 적중률은 88%에 달했다. 평균 드라이버 샷은 첫날 266야드, 2라운드 264야드였다. 평균 퍼트 수는 1.65개였다.전날 1오버파 73타로 부진했던 그는 국가대표 심리 코치인 조수경 스포츠심리학 박사와 전화로 상담을 받았다. 그는 “3라운드 때 너무 정신없이 쳤다고 했더니 마지막 날에는 샷을 하기 전 확실하게 결정을 하고 100% 믿음을 갖고 플레이하라는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다. 김하늘(24)과 홍란(26)이 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최혜용(22)이 합계 2언더파로 5위를 했다.

한편 18번홀 페어웨이 15m(실버존), 6m(골드존) 원안에 티샷을 집어넣으면 즉석에서 100만원과 200만원의 현금을 주는 ‘통큰 존’ 이벤트에서는 총 42차례, 4600만원이 지급됐다.

서귀포=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