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회장, 2005년 M&A때 3011억 배임…182억 횡령도

자녀에 1500억 불법증여 혐의도

검찰이 16일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을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함에 따라 공은 법원으로 넘어가게 됐다.

검찰이 선 회장에게 적용한 가장 큰 혐의는 하이마트 1차 인수·합병(M&A) 관련 배임 비리다. 선 회장은 2005년 4월 본인의 하이마트 지분(13.97%)을 외국계 펀드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에 매각하면서 이 펀드가 은행에서 대출받을 때 회사 재산을 담보로 제공해 2408억89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보게 했다. AEP 측에서 보면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하이마트를 인수한 셈이다.

선 회장은 AEP 측과 이면 약정을 맺어 하이마트를 인수한 회사를 100% 소유한 모(母)회사(Lux) 지분 13.7%를 대가로 받았다. 자신의 지분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액주주들에게 602억원 상당의 손해(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LBO 방식 M&A의 유·무죄에 대해선 대법원 판결이 갈릴 정도로 논란의 소지가 있어 법원에서 다툴 여지는 남아 있다.

선 회장은 하이마트 지배회사(Lux)의 지분 13.7%에 대해 2058억원의 배당금을 받아 이 중 1509억원을 자녀에게 불법 증여했다. 증여세 745억5000만원을 포탈한 혐의다. 미국 베벌리힐스의 고급 주택을 아들에게 불법 증여, 증여세 15억원을 포탈(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하기도 했다.

2008년 2월 하이마트를 유진그룹에 매각하는 2차 M&A 과정에서는 배임수재 혐의를 받았다. 선 회장은 GS리테일보다 입찰가격을 2000억원이나 낮게 제시한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인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 대가로 현금 400억원과 하이마트 주식 40%를 액면가로 취득할 수 있는 권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 운영 과정에서도 182억원을 횡령하고 107억원의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고 자신의 연봉을 47억원 올렸으며 아들을 하이마트에 허위 직원으로 등재한 뒤 월급 등 명목으로 1억3400만원을 지급받게 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