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OSV 인수戰, 2파전으로 압축

이탈리아社 vs 싱가포르 펀드
내달 초 M&A 마무리 전망…매각 가격 1조원 육박할 듯
▶마켓인사이트 4월17일 오후 4시12분 보도

STX그룹이 매각을 추진 중인 STX유럽의 해양특수선 부문 자회사 STX OSV의 인수 후보가 두 곳으로 압축됐다. 매각 시기는 당초 예상했던 이달 말보다 다소 늦은 다음달 초 정도로 전망된다.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 OSV의 인수 후보는 이탈리아 조선사 핀칸티에리와 미국 사모펀드 칼라일 컨소시엄, 싱가포르조선소 케펠과 싱가포르계 펀드 컨소시엄 등 두 곳으로 모아졌다.

매각 작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실사 등 매각에 필요한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며 “현재 최종적으로 인수 가격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STX OSV의 시가총액은 대략 1조8000억원대다.

STX그룹은 STX OSV 지분 50.75%를 갖고 있다. 따라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매각 가격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 종가 기준으로 STX OSV의 주가는 주당 1.745싱가포르달러다.다만 STX그룹이 유동성 개선을 위해 STX OSV 매각에 적극적인 것으로 시장에 알려지면서 인수 후보 업체들이 가격을 대폭 깎으려고 하는 것이 막판 변수다. STX OSV 주가가 매각이 공식화된 작년 하반기 이후 과도하게 올랐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 업체들이 시간을 끌면 유리하다고 생각해 협상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하지만 다음달 초 정도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TX그룹은 인수 이후에도 ‘먹튀’ 등의 잡음이 생기지 않을 곳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점에서 이탈리아 재무부가 관리하고 있고 크루즈선, 페리, 고급 요트를 제작하는 핀칸티에리에 컨소시엄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유동성 확보 차원의 매각인 만큼 무엇보다 가격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STX OSV가 매각되면 STX그룹은 유동성에 큰 숨통이 트이겠지만 조선업황 부진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계속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STX노르웨이는 STX유럽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STX유럽은 STX OSV 지분 50.75%를 갖고 있다. 또 STX조선해양과 STX엔진은 STX노르웨이의 지분 66.70%, 33.30%씩을 각각 보유 중이다.

서욱진/김대훈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