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경로보다 페이스 방향이 구질 결정

첨단장비로 밝힌 스윙 비밀 'D-플레인'

트랙맨, 궤적 추적…기존 이론 뒤집어
최근 떠오르는 스윙이론 가운데 ‘D-플레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이론은 볼의 비행을 결정하는 것이 클럽 헤드의 이동 경로에 달렸다는 정설을 뒤집고 페이스의 방향이 이를 결정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미국의 골프매거진 최신호는 ‘D-플레인’ 이론을 통해 임팩트 순간에 벌어지는 새로운 현상을 소개했다.

임팩트의 역동적 요소를 밝혀낸 첨단장비는 ‘트랙맨’이라는 ‘론치(launch) 모니터’(볼의 궤적 추적장치)다. 트랙맨을 발명한 프레드릭 툭센은 “스윙 아크의 최저점과 임팩트 순간을 통과할 때 헤드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3차원 데이터를 추출한 결과 볼의 초기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헤드의 이동 경로가 아니라 페이스의 방향이라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그동안에는 헤드의 이동경로에 따라 볼의 방향이 결정된다고 알려져왔다. 즉 스윙은 ‘아웃(out)-인(in), 인-아웃, 인-인’ 등 3가지 경로로 움직이는데 임팩트 순간 헤드 페이스가 열려 맞느냐, 닫혀 맞느냐에 따라 볼의 구질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랙맨은 정반대의 결과를 도출해냈다. 임팩트 시점에 클럽 페이스의 각도(방향)가 볼의 방향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툭센은 “정확한 진실은 둘의 조합이다. 하지만 85%는 페이스 각도에 의해 결정되고 고작 15%만 헤드의 이동경로에 의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D-플레인은 1993년 네브라스카대 물리학 교수였던 시어도어 조르겐센 박사가 2차대전 동안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가해 펴낸 ‘골프 물리학’이란 책에 등장한다. 이는 페이스 각도와 헤드의 이동경로가 만들어내는 교차선 사이에 있는 면을 뜻한다. (그림3 참조)

페이스가 가리키는 방향과 헤드의 이동경로가 일치하면(D-플레인이 제로인 상태) 일직선의 샷이 나오게 된다. 페이스와 헤드의 이동경로가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하면 D-플레인이 생겨난다. 볼이 페이스 중심에 맞더라도 다른 방향으로 빗나간다는 뜻이다. 트랙맨과 D-플레인은 드라이버와 아이언이 전혀 다른 스윙이라는 새로운 정설을 수립했다.

어퍼블로로 치게 되는 드라이버는 클럽이 스윙 아크의 최저점을 지난 후 볼을 맞히는 것이 이상적이기 때문에 헤드의 이동경로가 왼쪽으로 향하게 된다. 즉 D-플레인이 왼쪽으로 기울어진다.

이런 이동 궤도가 직각 상태의 페이스와 만나게 되면 볼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페이드나 슬라이스(그림1 참조)가 된다. 이때 ‘인-아웃’ 스윙으로 D-플레인을 오른쪽으로 조정하면 슬라이스를 바로잡아 볼의 비행궤도가 일직선이 된다. 다운블로로 이뤄지는 아이언 스윙은 클럽이 스윙 아크의 최저점에 도달하기 전에 볼을 맞히는 것이 이상적이기 때문에 헤드의 이동경로가 오른쪽을 향하고 있다. 즉 D-플레인이 오른쪽으로 생긴다. 이런 이동 궤도가 직각 상태의 페이스와 조합을 이루면 볼은 왼쪽으로 휘어지는 드로가 되고 심하면 악성 훅(그림2 참조)이 된다. 이에 따라 최상의 아이언샷을 하려면 스윙할 때 ‘아웃-인’ 궤도가 바람직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