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개심사 오방오제위도 및 사직사자도 등 보물 지정돼

문화재청은 ‘서산 개심사 오방오제위도 및 사직사자도’와 ‘서산 개심사 제석·범천도 및 팔금강·사위보살도’, ‘금강반야경소론찬요조현록’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25일 지정했다.

보물 제1765호 ‘서산 개심사 오방오제위도 및 사직사자도’(瑞山 開心寺 五方五帝位圖 및 四直使者圖)는 1676년(숙종2)에 화승(?僧) 일호(一浩)가 단독으로 그린 것으로, 사찰에서 의식을 행할 때 도량장엄용으로 조성한 불화(佛畵)다. 현존하는 도량장엄용 불화 가운데에서도 조성 연대가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가치가 높다. 조성연대, 제작과 관련한 시주자, 증명·화원·화주 비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화기(?記)까지 남아 있어 가치가 크며, 임진왜란 이후 크게 유행한 수륙재, 영산재 등에 사용된 불화로서 의식불화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보물 제1766호 ‘서산 개심사 제석·범천도 및 팔금강·사위보살도’(瑞山 開心寺 帝釋·梵天圖 및 八金剛·四位菩薩圖)는 1772년(영조48)에 개심사 괘불도 조성 당시 함께 제작된 도량장엄용 의식불화로 제석천도(帝釋天圖), 범천도(梵天圖), 팔금강도(八金剛圖), 사위보살도(四位菩薩圖) 등으로 구성돼 있다. 팔금강 중 6번째 폭에 그려진 금강도 아래에 적혀있는 화기를 통해 괘불화를 제작할 때 범·제석천, 팔대금강, 사위보살을 함께 제작했음을 알 수 있다. 현존 예가 많지 않은 지본(紙本·종이에 그리거나 쓴 서화)의 번(幡·의식용으로 거는 그림)일 뿐만 아니라, 괘불도와 도량옹호번이 함께 남아 있는 드문 사례에 해당한다.

보물 제720-(2)호 ‘금강반야경소론찬요조현록’(金剛般若經?論纂要助顯錄)은 충주 청룡사(靑龍寺)에서 1378년(고려 우왕4)에 상·하 2권 1책으로 간행된 목판본이다. 발문에는 ‘병진년(1376년) 안거(安居)가 끝나갈 때에 환암(幻庵)의 설법을 듣고 추가적인 설명을 부탁하는 이가 있어서 이 책을 설법하였는데, 청중 가운데 신사(信士) 고식기(高息機)가 감동하여 이 책의 간행광포를 희망하여 간비(刊費)를 보시하였으므로 제자 만회(万恢) 등에게 맡겨 판각했다’고 적혀 있다. 간본(刊本)이 적었던 탓에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운 희귀본으로 불교학 연구와 서지학 연구에 귀중한 자료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