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광우병 파장] 美소고기 검역중단 보류 왜?…"광우병 소 월령 등 정보 불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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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4대 궁금증미국에서 6년 만에 다시 발견된 광우병 소가 정부와 유통업계, 소비자들을 긴장과 충격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야당은 즉각 미국산 소고기 수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고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정부의 미온적 조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드러난 정보만으로 이번 발병이 미치는 파장을 섣불리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2008년 ‘광우병 괴담’으로 온 나라가 들썩였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파문이 장기화될 수도 있다.
(1) 30개월 이상 젖소 발병한 듯 … 국내 반입 안돼
(2) 美 분석 나오기 전엔 검역중단 결정 힘들어
(3) 자연발생 변종 광우병 … 인체유해 규명 안돼
(4) 일본·중국 정부도 수입규제 조치 없어
(1) 정부, 왜 검역 중단 보류했나일단 광우병 소가 한국이 수입하는 미국 소와 품종 및 월령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 정부 측 판단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25일 “한국이 수입하고 있는 미국산 소는 월령 30개월 미만의 100% 육우”라며 “이번에 광우병에 걸린 젖소는 우유 생산을 위한 암컷 얼룩소로 식용으로 쓰이는 육우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역 중단 조치는 시기상조이며 미국 정부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 최종 판단을 유보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성급하게 검역 중단 조치를 취했다가 나중에 수입을 재개할 경우 정치·사회적으로 엄청난 부담을 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감안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다만 현행 3%인 소고기 개봉검사 비율을 10%로 확대하는 등 검역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2) 광우병 소 국내 반입 가능성은
정부는 현재의 수입위생 조건에서는 광우병 위험이 높은 소고기는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소고기 수입위생 조건’에 따르면 미국에서 수입하는 소의 축종이나 지역에는 제한이 없다. 원칙적으로는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사육된 젖소도 국내에 수입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30개월 미만’으로 규정된 소의 연령 제한이 안전장치가 될 것으로 농식품부는 판단하고 있다. 과학적으로 광우병은 ‘30개월 이상’ 소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국내에는 원천적으로 ‘30개월 이상’ 소고기가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30개월 미만’ 소도 도축 과정에서 편도 소장 끝 등 특정위험물질(SRM)을 제거해 수입하고 있다.
실제 지금까지 2003년 워싱턴주, 2005년 텍사스주, 2006년 앨라배마주에서 발생한 세 차례의 광우병도 모두 6~12살 늙은 소에서 처음 발견됐다. (3) 기존 광우병과 다른가
농식품부 검역정책과에 따르면 이번에 확인된 광우병은 과학적으로 ‘비정형(atypical)’ 인자에 속한다. 일종의 변종이다. 기존 광우병이 동물성 사료를 섭취한 소에서 발병했다면 이번에는 스스로 어떤 요인에 의해서 발생했다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유전자 변형 등 자연발생적 요인으로 생겨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노화 등으로 뇌에 구멍이 뚫리는 현상과 또 다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광우병에 비해 유해성 여부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이번에 비정형 광우병이 발병한 소는 젖소”라며 “우리나라는 주로 육우의 고기를 수입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유해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4) 다른 나라 정부는
일본 정부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당분간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수입 규제를 강화하지 않기로 했다.
후지무라 오사무(藤村修)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은 20개월 이하의 미국산 소고기만 수입하고 있다”며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소는 30개월 이상이기 때문에 특단의 수입 규제 조치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 기준을 현행 ‘20개월 미만’에서 ‘30개월 미만’으로 완화하려는 정책적 변화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후지무라 장관은 “수입 조건 완화는 과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대응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미국 농무부의 발표대로 사료 오염에 의한 감염이 없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규제 완화 논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미국산 소고기 추가 수입을 놓고 한바탕 정치적 홍역을 치른 대만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치우원다(邱文達) 대만 위생부장은 “대만·미국 소고기협정서에 따라 미국 측은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즉각 대만에 통보해줄 의무가 있다”며 “미국의 발표 내용을 상세히 파악한 후 대처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서보미/이준혁 기자/도쿄=안재석◆ 육우소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고기용 소. 젖소 중 수소나 송아지를 낳은 적이 없는 암소면 육우가 된다. 육용종 교잡종 등도 육우에 포함된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