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2·3단지, 소형 30%로 높여…심의통과 '초읽기'

서울시에 수정계획안 제출…"이르면 다음주 통과될 듯"
1·4·시영 등 '눈치보기'…주민 반발이 최대 변수

< 소형 : 60㎡ 이하 >

이르면 다음주 중에 서울 강남의 대표적인 저층 재건축 예정단지인 개포주공 2·3단지의 재건축정비계획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할 전망이다. 서울시는 최근 강남구청이 제출한 ‘개포주공 2·3단지 재건축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지정안’을 다음주 심의할 예정이다. 이들 단지가 제출 예정인 ‘정비(재건축) 계획안’이 서울시와 원활한 협의가 이뤄질 만한 수준의 ‘소형평형(60㎡ 이하) 배정 비율’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재건축 추진위원들은 “2개 단지 중에서 최소한 1개 이상의 계획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3단지 ‘소형주택 30% 배치’ 26일 서울시와 개포단지 재건축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시가 이르면 30일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를 열고, 강남구청이 제출한 ‘개포주공 2·3단지 재건축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지정안’에 대해 심의한다. 여기서 안건이 통과되면 다음달 2일 또는 16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어 최종적으로 정비계획안을 처리한다.

특히 개포주공3단지는 그동안 소형 비율 20% 수준에서 재건축사업을 추진해 왔으나 30%로 높여 제출했다. 이미 소형 비율이 30%를 넘어섰던 2단지의 경우 서울시 요구대로 전용 39·49㎡(전용 10평형대)를 70가구 안팎 추가하는 안을 제출했다. 이로써 개포주공2단지는 심의 통과가 확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포주공3단지도 소형아파트 비중을 기존 소형의 22%에서 30%로 약 8%포인트 늘려서 통과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는 당초 도시계획위원회 소위원회를 통해 기존 소형 주택 수의 50%를 소형으로 지으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민반발이 거세지자 중간선에서 타협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개포지구 주민들과 인근 부동산업계는 중간선이 30~35%일 것으로 추정해 왔다.

한 추진위 관계자는 “3단지 안에 대해 서울시가 만족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소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한다면 소형평형 비율이 아닌 단지배치 등 다른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단지들도 따라올 가능성 높아 개포주공 1·4·시영 등 다른 단지들은 2·3단지 추이를 봐가면서 정비계획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이들 단지의 경우 겉으로는 서울시의 소형 비율 확대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내심 3단지 수준의 소형비율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추진위원장은 “서울시가 다른 단지와의 형평성을 들어 3단지 수준 이하의 소형 배치를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소형 30%가 도계위 심의 통과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추진위원장은 “소형을 30%로 늘리는 대신 층수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그래야 소형 늘리기 부작용에 따른 기이한 입면 디자인이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주민 반발이 재건축 순항의 변수심의 통과 이후 재건축 순항의 변수는 주민 반발이다. 개포동 주민들 상당수는 아직도 원안 (소형비율 20%) 고수를 요구하고 있다.

최근 들어 추진위들이 수정된 소형 비율을 일절 주민들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강남구청과 추진위에 새 정비계획안과 심의 일정에 대해 일체 함구할 것을 강하게 주문했다”며 “주민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은 정비계획안이 심의에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주민 불만이 있다”고 전했다.

이 영향으로 조합설립에 어려움이 따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 주민이 많으면 조합설립에 필요한 주민동의율(75%)을 채울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또 다른 추진위원장은 “밖으로 의사를 드러내지 않는 대다수 주민들은 소형을 늘리더라도 재건축을 빨리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주민 동의 문제 때문에 재건축이 늦어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근/문혜정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