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에 4.2시간 강의하고 연봉 600만원

[인사이드 Story] 대학알리미 공개 시간강사 강의료 봤더니

국·공립대 14% 올렸지만 사립대 5.9% 인상 그쳐
등록금 비싼 항공·을지대, 강의료는 최하위권
올해 대학 시간강사의 강의료가 10% 남짓 올랐지만 여전히 열악한 대우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7일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를 통해 공개한 전국 4년제 대학 180곳의 올해 시간강사 강의료는 시간당 평균 4만7100원으로 지난해보다 4000원(9.3%) 올랐다. 국·공립 27곳은 5만8000원으로 7200원(14.2%) 올랐으나 사립 153곳은 2400원(5.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지난해 988억5000만원을 들여 국립대 시간강사 처우개선 사업에 나서고 교육역량강화지원의 주요 평가지표에 시간강사 강의료를 추가한 데 힘입어 국립대는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보였지만 사립대는 상대적으로 소폭 상승에 그쳤다.

특히 올해 등록금이 858만8900원으로 가장 비싼 항공대는 시간강사 강의료가 4만3100원으로 180곳 가운데 82위였으며 세 번째로 등록금이 비싼 을지대(853만9200원)는 2만8000원으로 175위에 그치는 등 등록금이 비싼 상당수 사립대의 시간강사 강의료가 매우 적었다.김영곤 전국대학강사노동조합 위원장은 “정부가 시간강사 강의료 인상을 유도했지만 사립대들이 전혀 응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는 아예 강의료 인상 협상조차 않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전국 시간강사 1주일 평균 강의시간이 4.2시간으로 연봉 600만원 수준”이라며 “대학들이 비싼 등록금을 받고 적립금을 상당히 쌓으면서도 시간강사에게는 최저임금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특히 시간강사와 근로계약서도 작성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조차 위반하고 있다. ▶본지 4월21일자 A20면 참조

시간강사 강의료가 가장 많은 대학은 금오공대로 6만6000원인 반면 건동대·광신대·중앙승가대·한중대는 2만5000원으로 가장 적었다.

서울 주요대학 가운데에서는 성균관대(6만2000원) 서강대(6만500원) 연세대(5만6300원) 서울대(5만6000원) 이화여대(5만3600원) 등은 비교적 강의료가 많았으나 한국외국어대(3만8500원) 홍익대(3만8800원) 국민대(4만100원) 숙명여대(4만7600원) 동국대(4만7800원) 한양대(5만100원) 등은 상대적으로 시간강사를 홀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전국 4년제 대학 184곳의 강좌당 학생 수는 20명 이하가 10만6719개로 전체(29만7287개)의 35.9%, 50명 이하가 46.4%를 각각 차지하는 등 중소형 강좌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 수 100명 이상의 대형 강의도 4260개(1.4%)에 달하는 등 부실 수업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