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청탁대가로 받은 2천만원 돈세탁 드러나

최시중 구속…박영준은 2일 소환

후원자 이동조 회장 계좌서 수상한 수표 흐름 확인
포스코건설 특혜 의혹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사진)이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시행사 파이시티 측에서 받은 돈을 세탁한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이 돈이 박 전 차관의 ‘유력 후원자’로 불리는 이동조 제이엔테크 회장과 바로 연결되면서 지난 3월 복합물류단지 시공사에 최종 확정된 포스코건설로도 특혜 의혹의 불똥이 튀는 등 로비 의혹이 더 커지고 있다.

◆박영준 2000만원 돈 세탁 정황검찰 관계자는 30일 “박 전 차관에게서 이동조 회장 앞으로 이상한 돈흐름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상한 돈의 실체는 2000만원가량의 수표로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에게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파이시티 관련 계좌를 전방위로 추적하던 중 박 전 차관 계좌에서 돈세탁으로 의심할 만한 미심쩍은 돈흐름을 찾아낸 것이다.

이 전 대표는 “2005년 서울시장 정무보좌역을 지냈던 박 전 차관에게 브로커 이동율 씨를 통해 2000만~3000만원씩 3, 4회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바 있다. 박 전 차관이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와 관련, 서울시 공무원들을 소개해주는 대가였다. 박 전 차관이 강철원 당시 서울시 홍보기획관 등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파이시티 관련 청탁을 한 정황과 진술에 이어 ‘물증’(2000만원 수표)까지 확보된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경북 포항의 이 회장 자택과 사무실 등 네 곳을 압수수색, 회계장부 등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박 전 차관 에게 2일 검찰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포스코건설 특혜 의혹도 ‘모락모락’

박 전 차관은 이동조 회장을 ‘형님’으로 부르며 가까히 지내온 사이로 전해졌다. 포항지역에서는 이 회장이 박 전 차관의 정치적 후원자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 회장은 2000년부터 새누리당 포항남 지구당 중앙위원을 지내면서 당시 이상득 의원 보좌관이던 박 전 차관과 인연을 맺었다는 후문이다.

박 전 차관이 정치적으로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과 궤를 같이하면서 제이엔테크도 급성장했다. 2006년과 2007년 매출이 각각 25억원과 27억원에 그쳤으나, 지난해 매출이 220억여원으로 껑충 뛰었다. 2008년에는 제이엔테크가 포스코건설의 협력업체로 공식 등록되는 등 박 전 차관-제이엔테크-포스코건설이 ‘상생관계’로까지 발전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포스코건설이 파이시티 사업의 시공사로 새로 선정된 이면에 박 전 차관이 모종의 역할을 했는지 살펴볼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